▣ 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
“청춘을 돌려다오.”
가수 현철만의 주장이 아니다. 청춘을 돌려달라는 외침은 고전 속에서도, 영화에서도, 현실 곳곳에서도 볼 수 있다.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에서 주인공 파우스트에게 명예도 높은 학식도 젊음의 열정과 비견할 수 없었다. 자신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영혼마저 악마에게 팔아버릴 만큼 ‘젊음’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그토록 강한 것이다.
정치권도 예외일 수 없다. 정치인들의 ‘회춘 욕망’이 어느 때보다 강렬하다. 정치인의 생각이 무엇이고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 노력해서 알려고 하지 않는 한 대중은 대부분 미디어에 의존해서 정치인을 접할 뿐이다. 그때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시각적인 이미지다. 정치인의 외향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 5·31 지방선거에서 걸출한 삼선 의원들을 제치고 시장이 된 ‘오풍’(오세훈 시장)이 대표적 사례다. 일단 인상 좋고 젊고 잘생기면 호감이 가게 마련이다. 특히 17대 총선은 지난 16대 총선에 비해 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10년 이상 낮아지면서 정치인들에게 ‘젊음’은 ‘화두’가 됐다. 회춘하기 위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것은 역시 헤어스타일. 센머리를 까맣게 염색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염색할 머리조차 없는 경우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한동안 앞머리가 계속 빠져서 고민을 많이 했다. ‘40대 기수론’을 외치며 젊은 사람들의 역할론을 강조한 그였지만 정작 그의 나이는 50이 넘었다. 자신의 주장에 걸맞게 젊은 이미지를 어필할 필요성을 느낀 임 의원은 수소문 끝에 머리카락이 다시 나게 하는 약을 구했다. 실제로 지나치게 광활했던 임 의원의 이마는 숭숭 자란 검은 머리로 드리웠다. 10년은 젊어 보인다는 평을 들으며 50-10=40살, 액면 나이 40대로 ‘40대 기수론’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가발을 쓰거나 머리를 심는 정치인도 있다. 나이에 비해 상당히 젊어 보인다고 느꼈던 한나라당 재선 의원의 앞머리는 가발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2:8 황금비율 가리마를 타고 차분하게 정돈된 앞머리에서 그가 얼마나 머리에 신경쓰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발할 때도 가까운 동네 이발소를 가지 않고 번거롭더라도 가발을 만든 곳에 직접 가서 뒷머리를 손질한다고 한다. 염색이나 가발은 아니더라도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위해 색다른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파마를 해서 딱딱하고 고지식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좀더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었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머리 뒷부분만 까맣게 염색하고 앞부분에 살짝 타원 모양의 흰머리를 남겨 ‘트레이드마크’로 홍보하고 있다. 헤어스타일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은 최근 피부 미용에도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얼마 전 주름살 제거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또 다른 대선 주자는 강남의 유명한 성형외과에서 노화방지 클리닉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 젊어지려는 정치인들의 노력은 이토록 눈물겹다. ‘이미지 시대’에 대중에게 더욱 젊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정치인들의 욕망은 일견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들이 외모를 가꾸는 만큼 내면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임태희 의원(사진/ 연합)
정치권도 예외일 수 없다. 정치인들의 ‘회춘 욕망’이 어느 때보다 강렬하다. 정치인의 생각이 무엇이고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 노력해서 알려고 하지 않는 한 대중은 대부분 미디어에 의존해서 정치인을 접할 뿐이다. 그때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시각적인 이미지다. 정치인의 외향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심화하고 있다. 5·31 지방선거에서 걸출한 삼선 의원들을 제치고 시장이 된 ‘오풍’(오세훈 시장)이 대표적 사례다. 일단 인상 좋고 젊고 잘생기면 호감이 가게 마련이다. 특히 17대 총선은 지난 16대 총선에 비해 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10년 이상 낮아지면서 정치인들에게 ‘젊음’은 ‘화두’가 됐다. 회춘하기 위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것은 역시 헤어스타일. 센머리를 까맣게 염색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염색할 머리조차 없는 경우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한동안 앞머리가 계속 빠져서 고민을 많이 했다. ‘40대 기수론’을 외치며 젊은 사람들의 역할론을 강조한 그였지만 정작 그의 나이는 50이 넘었다. 자신의 주장에 걸맞게 젊은 이미지를 어필할 필요성을 느낀 임 의원은 수소문 끝에 머리카락이 다시 나게 하는 약을 구했다. 실제로 지나치게 광활했던 임 의원의 이마는 숭숭 자란 검은 머리로 드리웠다. 10년은 젊어 보인다는 평을 들으며 50-10=40살, 액면 나이 40대로 ‘40대 기수론’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가발을 쓰거나 머리를 심는 정치인도 있다. 나이에 비해 상당히 젊어 보인다고 느꼈던 한나라당 재선 의원의 앞머리는 가발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2:8 황금비율 가리마를 타고 차분하게 정돈된 앞머리에서 그가 얼마나 머리에 신경쓰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발할 때도 가까운 동네 이발소를 가지 않고 번거롭더라도 가발을 만든 곳에 직접 가서 뒷머리를 손질한다고 한다. 염색이나 가발은 아니더라도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위해 색다른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파마를 해서 딱딱하고 고지식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좀더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었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머리 뒷부분만 까맣게 염색하고 앞부분에 살짝 타원 모양의 흰머리를 남겨 ‘트레이드마크’로 홍보하고 있다. 헤어스타일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은 최근 피부 미용에도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얼마 전 주름살 제거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또 다른 대선 주자는 강남의 유명한 성형외과에서 노화방지 클리닉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 젊어지려는 정치인들의 노력은 이토록 눈물겹다. ‘이미지 시대’에 대중에게 더욱 젊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정치인들의 욕망은 일견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들이 외모를 가꾸는 만큼 내면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