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적 정치 결사체’로 변신선언한 한나라당 수요조찬모임
근본적 취약점은 그대로 남아, 당내 비주류 탈피는 미지수 ▣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한나라당 내 개혁파가 주축인 ‘수요조찬모임’이 새 출발을 다졌다. 지난해 모임이 결성된 지 꼭 1년 만이다. 과거 공부모임에서 정치적 결사체로 거듭나겠다고 한다. 수요모임의 새 회장으로 뽑힌 박형준 의원은 지난 6월9일 “앞으로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닌 개혁적 정치결사체의 성격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수요모임은 8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난상토론을 거쳐 “다수에 의해 결정된 사안은 개인 의원의 정치적 손해가 나더라도 따른다”는 원칙을 세웠다. 발전적 해체까지 논의됐으나, 발전적 쇄신으로 결론났다. 새로운 출발은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지난 1년 동안 정치 발전을 꾀하겠다고 했지만 성과가 거의 없다는 게 내부의 대체적인 평가다. 정병국 전 회장은 “과연 개혁적인 정체성을 갖고 활동했는가, 구성원간에 동지애와 결속력을 갖고 활동했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에 귀착돼서 수요모임이 끌려온 것은 아닌지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와의 관계도 골칫거리 지난해 10월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열린우리당 이철우 전 의원에 대한 ‘간첩 암약’ 의혹을 제기했을 때, 모임 소속 김기현·박승환 의원이 잇따라 나서 의혹을 거들면서 수요모임의 개혁적 정체성이 크게 흔들렸다. 모임 소속 20명의 스펙트럼은 16대 때 당 내부의 개혁작업을 주도한 ‘미래연대’에 견줘 훨씬 넓다. 이 때문에 종종 다수 의원들이 동의한 성명서가 몇몇의 반대에 부딪혀 모임 차원의 것으로 발표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또 친박(친 박근혜), 반박(반 박근혜) 논쟁이 수요모임 내부로 번져, 의원들끼리 신뢰와 연대감도 약해졌다. 최근 남원정이 조기 전당대회 개최, 지도체제, 책임당원제 등 당 개혁과제를 놓고 박근혜 대표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내부의 곱지 않은 시각도 존재했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6월1일 수요모임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합리적 보수로 가는 과정에서 소장개혁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런 결과가 없다. 치열하게 싸우지 않은 채 기회주의적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닌지 자기 반성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수요모임의 새 출발은 그리 산뜻하지 않다. 한 의원은 “수요모임이 그동안 노출시켰던 취약점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뜻’이 다르거나 이름만 걸친 4~5명의 의원들을 계속 껴안고 가는 탓이다. 앞으로 모임의 구심력이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다.
박근혜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도 골칫덩어리다. 박형준 의원은 “박 대표가 당의 소중한 자산이고 대선까지 같이 가야 할 분이라는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당 노선과 관련해서 할 말은 할 것이다. 잘못된 것은 수요모임 일부가 반박 구도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모임=반박’은 오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반박 자체를 접고, 꼬리를 내리는 듯한 이러한 발언은 문제가 있다는 내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당직 개편 때부터 본격적으로 틀어진 박 대표와의 관계 설정 문제를 놓고 내부의 온도차가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외연을 확장하는 것도 숙제다. 비주류에 머물러서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수요모임은 ‘잡탕’의 순도를 높이는 내부 문제와 함께 그릇을 키워야 하는 외부 문제를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다.
근본적 취약점은 그대로 남아, 당내 비주류 탈피는 미지수 ▣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한나라당 내 개혁파가 주축인 ‘수요조찬모임’이 새 출발을 다졌다. 지난해 모임이 결성된 지 꼭 1년 만이다. 과거 공부모임에서 정치적 결사체로 거듭나겠다고 한다. 수요모임의 새 회장으로 뽑힌 박형준 의원은 지난 6월9일 “앞으로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닌 개혁적 정치결사체의 성격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수요모임은 8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난상토론을 거쳐 “다수에 의해 결정된 사안은 개인 의원의 정치적 손해가 나더라도 따른다”는 원칙을 세웠다. 발전적 해체까지 논의됐으나, 발전적 쇄신으로 결론났다. 새로운 출발은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지난 1년 동안 정치 발전을 꾀하겠다고 했지만 성과가 거의 없다는 게 내부의 대체적인 평가다. 정병국 전 회장은 “과연 개혁적인 정체성을 갖고 활동했는가, 구성원간에 동지애와 결속력을 갖고 활동했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에 귀착돼서 수요모임이 끌려온 것은 아닌지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와의 관계도 골칫거리 지난해 10월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열린우리당 이철우 전 의원에 대한 ‘간첩 암약’ 의혹을 제기했을 때, 모임 소속 김기현·박승환 의원이 잇따라 나서 의혹을 거들면서 수요모임의 개혁적 정체성이 크게 흔들렸다. 모임 소속 20명의 스펙트럼은 16대 때 당 내부의 개혁작업을 주도한 ‘미래연대’에 견줘 훨씬 넓다. 이 때문에 종종 다수 의원들이 동의한 성명서가 몇몇의 반대에 부딪혀 모임 차원의 것으로 발표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또 친박(친 박근혜), 반박(반 박근혜) 논쟁이 수요모임 내부로 번져, 의원들끼리 신뢰와 연대감도 약해졌다. 최근 남원정이 조기 전당대회 개최, 지도체제, 책임당원제 등 당 개혁과제를 놓고 박근혜 대표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내부의 곱지 않은 시각도 존재했다.

수요모임의 새 회장으로 뽑힌 박형준 의원이 기자들에게 앞으로 모임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겨레 이종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