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최측근 이호철 민정비서관의 미련 없는 사직이 보여주는 권력문화의 변화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청와대의 소장파 숨은 실세로 알려져온 이호철(46) 민정비서관이 5월1일 사직서가 수리돼 현직을 떠났다. 노 대통령의 측근은 이광재·안희정씨 등 ‘서울 386그룹’과 문재인 전 민정수석·이호철씨를 주축으로 한 ‘부산파’의 두 그룹이 꼽혀왔는데, 이로써 서울·부산을 망라해 대부분의 측근들이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남은 사람은 윤태영 대변인, 천호선 의전비서관, 황이수 민정수석실 행정관 등 손에 꼽을 정도가 됐다.
‘인권변호사 노무현’ 만든 당사자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부산파의 퇴장은 노무현 정권에서 권력문화의 변화와 관련해 시사하는 대목이 있다. 이씨는 기자가 떠나는 이유를 묻자 “청와대 들어올 때부터 1년만 하려고 했다”며 “건강도 많이 상했다”고 답했다. 동교동계니 상도동계니 하는 과거의 대통령 측근 그룹이 ‘주군을 위해 몸바친다’는 명분을 내걸며 ‘마르고 닳도록’ 권력의 주변에 맴돌던 행태와는 분위기가 다른 셈이다. 이씨는 “권력 주변에 오래 있는다고 해서 누릴 게 있는 것도 아니고…”라고 답했다. 과거와 달리 권력의 힘으로 자신과 주변의 영화를 챙길 수도 없는 터에, 힘들기만 한 일을 오래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청와대에서도 민정수석실은 업무가 유달리 과중한 편이었다. 과로 탓에 먼저 퇴직한 문 전 수석이 치아 10개를 치료했으며, 양인석 전 사정비서관은 7개, 이호철씨는 6개를 치료 중이라고 했다. 이씨는 퇴직 뒤 “부산으로 내려가 당분간 좀 쉬다가 6개월 정도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아니면 “해외에 나가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했다. 애초에 그는 원래의 생업, 즉 부산대학교 앞에서 운영해온 소규모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 일로 되돌아가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장 여행업으로 복귀하면 “실세가 운영하는 여행사라고 해서 장사가 엄청나게 잘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 때문에 당장 그렇게 하긴 어렵다고 한다. 6월5일 지방자치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리라는 일각의 예측과 관련해선 “정치를 하려면 총선 때 출마하지, 지방선거에 나가겠느냐”면서 “원래부터 관심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대 운동권(77학번) 출신인 이씨는 1981년 부림사건으로 구속돼, 담당 변호사였던 노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의식화 학습’을 통해 세무전문 변호사 노무현을 인권변호사로 탈바꿈하게 만든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권력과 정치에 얽매이길 싫어해 선거 때 나타나 돕고 당선 뒤에는 홀연히 짐을 싸서 떠나는 행보를 되풀이해왔다. 그래서 그는 “천상 자유인”이라고 불렸으며, 노 대통령은 “영혼이 맑은 사람”이라고 평한 적도 있다. 문재인 전 수석은 ‘복귀’ 예측도 문재인 전 수석과 이씨는 노무현 정부 1년차 기간에 ‘청와대 군기반장’으로 악역을 도맡았다. 여당 실력자, 또는 노 대통령의 과거 지인들로부터 쏟아진 이런저런 청탁을 ‘끊어내는’ 일이 이들의 몫이었다. 그러다보니 이들 부산파 두 사람을 겨냥해 원성도 자자하게 쏟아졌다. 권력문화를 개혁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를 이들이 짊어졌고, 그에 따른 부담도 고스란히 안았던 셈이다. 그러나 문 전 수석은 노 대통령의 ‘원직 복귀’ 이후 국가정보원이나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사정 관련 고위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 역시 “청와대 일은 할 만큼 했으며 총선 출마 뜻은 없다”며 자리를 내던지고 해외여행을 떠난 바 있지만, 그의 뜻과 관계없이 ‘새로운 용도’가 거론되고 있다고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주군을 위해 몸바친다’는 명분으로 권력 주변을 맴돌던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통령 측근인 문재인(왼쪽 사진의 오른쪽) · 이호철(오른쪽)씨 등의 퇴장은 이를 실감케 한다.(사진/ 연합)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부산파의 퇴장은 노무현 정권에서 권력문화의 변화와 관련해 시사하는 대목이 있다. 이씨는 기자가 떠나는 이유를 묻자 “청와대 들어올 때부터 1년만 하려고 했다”며 “건강도 많이 상했다”고 답했다. 동교동계니 상도동계니 하는 과거의 대통령 측근 그룹이 ‘주군을 위해 몸바친다’는 명분을 내걸며 ‘마르고 닳도록’ 권력의 주변에 맴돌던 행태와는 분위기가 다른 셈이다. 이씨는 “권력 주변에 오래 있는다고 해서 누릴 게 있는 것도 아니고…”라고 답했다. 과거와 달리 권력의 힘으로 자신과 주변의 영화를 챙길 수도 없는 터에, 힘들기만 한 일을 오래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청와대에서도 민정수석실은 업무가 유달리 과중한 편이었다. 과로 탓에 먼저 퇴직한 문 전 수석이 치아 10개를 치료했으며, 양인석 전 사정비서관은 7개, 이호철씨는 6개를 치료 중이라고 했다. 이씨는 퇴직 뒤 “부산으로 내려가 당분간 좀 쉬다가 6개월 정도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아니면 “해외에 나가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했다. 애초에 그는 원래의 생업, 즉 부산대학교 앞에서 운영해온 소규모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 일로 되돌아가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장 여행업으로 복귀하면 “실세가 운영하는 여행사라고 해서 장사가 엄청나게 잘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 때문에 당장 그렇게 하긴 어렵다고 한다. 6월5일 지방자치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리라는 일각의 예측과 관련해선 “정치를 하려면 총선 때 출마하지, 지방선거에 나가겠느냐”면서 “원래부터 관심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대 운동권(77학번) 출신인 이씨는 1981년 부림사건으로 구속돼, 담당 변호사였던 노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의식화 학습’을 통해 세무전문 변호사 노무현을 인권변호사로 탈바꿈하게 만든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권력과 정치에 얽매이길 싫어해 선거 때 나타나 돕고 당선 뒤에는 홀연히 짐을 싸서 떠나는 행보를 되풀이해왔다. 그래서 그는 “천상 자유인”이라고 불렸으며, 노 대통령은 “영혼이 맑은 사람”이라고 평한 적도 있다. 문재인 전 수석은 ‘복귀’ 예측도 문재인 전 수석과 이씨는 노무현 정부 1년차 기간에 ‘청와대 군기반장’으로 악역을 도맡았다. 여당 실력자, 또는 노 대통령의 과거 지인들로부터 쏟아진 이런저런 청탁을 ‘끊어내는’ 일이 이들의 몫이었다. 그러다보니 이들 부산파 두 사람을 겨냥해 원성도 자자하게 쏟아졌다. 권력문화를 개혁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를 이들이 짊어졌고, 그에 따른 부담도 고스란히 안았던 셈이다. 그러나 문 전 수석은 노 대통령의 ‘원직 복귀’ 이후 국가정보원이나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사정 관련 고위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 역시 “청와대 일은 할 만큼 했으며 총선 출마 뜻은 없다”며 자리를 내던지고 해외여행을 떠난 바 있지만, 그의 뜻과 관계없이 ‘새로운 용도’가 거론되고 있다고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