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로 이라크 유전사업 각축전에 뛰어든 임채정 의원… “협력하겠다” 긍정적 응답 얻어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한국의 정치인이 이라크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국제적 각축전에 뛰어든 사례가 공개됐다.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이 혼미스럽게 된 것과 별개로, ‘우리에게 이라크는 무엇인가’를 환기할 또 하나의 사례인 셈이다.
임채정 의원(열린우리당)은 3월18일 기자에게 이와 관련된 8개월에 걸친 비밀활동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평소 알고 지내던 영국계 기업 아멕의 한국지사장에게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한다. 이에 김수홍 아멕 지사장은 영국에 가서 브라이언 윌슨 당시 에너지 장관, 이언 토머스 아멕 이사 등에게 뜻을 전했으며, 그 결과 “한국과 협력하겠다”는 응답이 나왔다. 아멕은 영국쪽의 이라크 복구사업 주간사이다.
임 의원은 이어 윌슨 장관이 이라크 복구사업 영국 정부 대표로 임명되자 발빠르게 그를 초청했다. 윌슨 장관은 9월16일 한국을 방문해 협의를 구체화했으며, 임 의원의 주선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라크 유력 인사의 동의 끌어내 이러한 ‘고공 작업’을 거쳐 한국의 석유공사와 플루어-아멕(영·미 합작법인)은 12월18일 서울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석유개발 참여 등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된다. 영국쪽에선 다음 단계로 “이라크 차기 정부를 담당할 인사와 직접 접촉하는 게 필요하다”는 뜻을 알려왔다. 임 의원은 노 대통령을 만나 경과를 설명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동감을 표시하며 그를 자원협력 담당 대통령 특사로 임명하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전할 친서를 건넸다. 임 특사는 올해 3월8일 영국 런던에서 이라크 임시통치위원회 위원인 아야드 알라위 박사와 회동했다. 테러가 횡행하는 이라크 현지 분위기 때문에 아야드는 극비리에 출국해 런던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영국쪽의 무역 및 재건 담당 총리 특별대표로 자격이 바뀐 브라이언 윌슨 의원, 한국석유공사 이억수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아야드는 한국의 석유사업 참여를 환영하며 구체적인 후속 계획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야드는 6월에 예정대로 총선이 치러질 경우 이라크 새 정부의 총리로 유력하다고 한다. 임 의원은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최대치는 총 50억 배럴 규모로, 한국이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매우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 정도의 석유가 확보된다면 한국의 석유 자급률(독자적으로 확보한 유전에서 채굴해오는 비율)은 지금의 3%에서 10%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물론 이라크의 정정이 워낙 불안하기 때문에 일의 성사를 장담하긴 아직 이르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각국 정부와 민간기업이 이라크 석유를 확보하려고 맹렬히 뛰는 상황에서 우리도 나름의 채널을 개설했다는 의미는 있다. 이라크에 새 정부 구성이 완료될 때는 유전 개발 등의 ‘이권 분양’도 사실상 끝나버릴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라크 현지에선 일본쪽이 임시통치위원회 석유장관에게 뇌물을 제공하며 접근하다가 석유장관이 해임되는 스캔들도 최근에 일어났다. 국가적 실리 추구한 외교의 현장 사례로 한국군 파병의 정당성 논란과 별개로, 그의 활동에는 한국도 다른 선진국들과 함께 자원 확보를 위한 국제 각축전에 뛰어들고 있다는 현장 사례의 의미가 담겨 있다. 임 의원은 “국회의원이 정쟁만 할 게 아니라 경제와 실리외교에도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활동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과 무관하게 진작부터 진행되었던 일”이라며 “추가 파병 때문에 교섭 여건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교환 조건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8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이라크 석유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던 임채정 의원(맨 왼쪽).
이라크 유력 인사의 동의 끌어내 이러한 ‘고공 작업’을 거쳐 한국의 석유공사와 플루어-아멕(영·미 합작법인)은 12월18일 서울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석유개발 참여 등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된다. 영국쪽에선 다음 단계로 “이라크 차기 정부를 담당할 인사와 직접 접촉하는 게 필요하다”는 뜻을 알려왔다. 임 의원은 노 대통령을 만나 경과를 설명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동감을 표시하며 그를 자원협력 담당 대통령 특사로 임명하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전할 친서를 건넸다. 임 특사는 올해 3월8일 영국 런던에서 이라크 임시통치위원회 위원인 아야드 알라위 박사와 회동했다. 테러가 횡행하는 이라크 현지 분위기 때문에 아야드는 극비리에 출국해 런던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영국쪽의 무역 및 재건 담당 총리 특별대표로 자격이 바뀐 브라이언 윌슨 의원, 한국석유공사 이억수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아야드는 한국의 석유사업 참여를 환영하며 구체적인 후속 계획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야드는 6월에 예정대로 총선이 치러질 경우 이라크 새 정부의 총리로 유력하다고 한다. 임 의원은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최대치는 총 50억 배럴 규모로, 한국이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매우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 정도의 석유가 확보된다면 한국의 석유 자급률(독자적으로 확보한 유전에서 채굴해오는 비율)은 지금의 3%에서 10%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물론 이라크의 정정이 워낙 불안하기 때문에 일의 성사를 장담하긴 아직 이르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각국 정부와 민간기업이 이라크 석유를 확보하려고 맹렬히 뛰는 상황에서 우리도 나름의 채널을 개설했다는 의미는 있다. 이라크에 새 정부 구성이 완료될 때는 유전 개발 등의 ‘이권 분양’도 사실상 끝나버릴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라크 현지에선 일본쪽이 임시통치위원회 석유장관에게 뇌물을 제공하며 접근하다가 석유장관이 해임되는 스캔들도 최근에 일어났다. 국가적 실리 추구한 외교의 현장 사례로 한국군 파병의 정당성 논란과 별개로, 그의 활동에는 한국도 다른 선진국들과 함께 자원 확보를 위한 국제 각축전에 뛰어들고 있다는 현장 사례의 의미가 담겨 있다. 임 의원은 “국회의원이 정쟁만 할 게 아니라 경제와 실리외교에도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활동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과 무관하게 진작부터 진행되었던 일”이라며 “추가 파병 때문에 교섭 여건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교환 조건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