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비자금 수수 의혹 관련 승용차 주행 실험… 돈더미 500여kg에도 경삿길 끄덕없이 달려
무게 500~600kg, 부피는 사과상자 15~18개, 현찰로는 50억원. 이 돈더미가 승용차 한대에 실릴까. 또 이 차는 주행할 수 있을까.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1월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앞마당에서는 ‘돈더미 운반’이라는 이색적인 실험이 실시되었다. 권노갑 민주당 전 고문의 현대 비자금 200억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현금 40억∼50억원을 승용차에 싣고 정상적으로 달릴 수 있는지’ 검찰과 변호인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왔다. 재판부는 직접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현금 2억원짜리와 3억원짜리 상자를 조합해 현금 40억∼50억원으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합쳐 모두 24가지 방법을 실험해 보았다. 결과는 50억원을 실은 승용차가 가파른 경삿길까지 여유있게 내달렸다는 것이다. “앞으로 저렇게 고급승용차에 실려있는 사과상자는 몰래 가져가도 뒤탈이 없겠구먼….”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한 시민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던진 말이다.

▷ 현장검증을 위해 현금 2억원과 3억원을 담을 상자를 만들고 있다.

△ 현장검증을 위해 은행에서 빌린 현금 5억원을 운반하고 있다(왼쪽). 사과상자에 3억원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넣어보고 있다(오른쪽).

△ 현금 2억원(왼쪽)과 3억원을 담은 상자의 무게를 재고 있다(오른쪽).

◁ 현금 무게에 맞춰 복사용지를 채워 현장검증용 현금상자를 만들고 있다.

△ 현금상자의 크기를 최종적으로 재어보는 검사와 변호사(오른쪽). 승용차에 싣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시 무게를 재어보고 있다(왼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