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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동심으로 물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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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10-2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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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 아래서 웃음꽃 만발한 강원도 산골분교 운동회 풍경

△ 콩주머니를 던져 박을 터트린 아이들이 좋아하고 있다.
온 산이 단풍에 물드는 강원도 산골마을 분교 운동장에서 가을 잔치가 열렸습니다. 들녘의 풀꽃을 닮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여름내 그 많던 비바람 이겨내고 농사를 끝낸 어른들의 넉넉함이 청명한 하늘빛에 섞여 만국기와 함께 휘날립니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1리 이겨라, 2리 이겨라.”

이렇게 나눠도 한마음 저렇게 나눠도 한마음, 이겨도 웃고 져도 웃는 웃음꽃 가득한 산골분교의 운동회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각박한 세상에 맑게 퍼지는 학교종 소리 같았습니다.

△ 달려라 달려, 내가 일등이야! △ 우린 어렸을 때도 이렇게 셋이서 달렸지. 아버지들이 아이들의 응원속에 힘차게 달리고 있다.


△ 내 코 좀 봐주세요. 밀가루 속의 사탕을 찾아 먹고 달렸더니 코끝이 하얗게 되었어요.

△ 엄마! 학교 늦겠어요. 책보를 메고 달려가 학교종을 먼저 치는 사람이 이기는 경기. △ 물동이 이고 조심조심. 이런 건 식은 죽 먹기라며 물동이를 이고 춤을 추는 어머니. △ 엄마 아빠, 더 꼭 껴안아야 풍선이 터져요!

-강원도 인제 방동분교에서

사진 · 글 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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