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이렇게 우리는 바다에 왔다

470
등록 : 2003-07-31 00:00 수정 :

크게 작게

‘오뚜기 여름캠프’에 참가한 뇌성마비장애인과 자원봉사자들의 작은 행복

사진/ 자원봉사자와 뇌성마비 어린이가 발목까지 빠지는 갯벌에 나가 환호하고 있다.
7월24일 오후 인천광역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은 휠체어를 탄 100여명의 뇌성마비장애인과 이들을 돕는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로 들썩거렸다. 강화도 청소년심신수련원에서 2박3일 동안 열린 ‘오뚜기 여름캠프’에 참석한 이들은 물놀이를 위해 점심을 뚝딱 해치우고 해수욕장을 찾았다. 수영복을 입고 물안경에 튜브까지 준비해온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바다를 처음 보는 장애인들의 환호도 잠시. 500~600m도 넘게 펼쳐진 갯벌을 건너 바다로 나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자원봉사자들은 걸을 수 없는 장애인은 들쳐업고, 걸을 수 있는 장애인은 부축해서 갯벌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갯벌을 지나 바다로 바다로….

자신을 업고 있던 자원봉사자가 힘들어하자 한 뇌성마비장애인은 혼자 힘으로 가겠다며 갯벌을 기기 시작했다. 기다 지치자 몸을 굴리기까지 한다. 이런 고통도 그들의 행복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장애인들은 진흙팩을 한다며 서로의 얼굴에 뻘흙을 바르곤 깔깔대며 웃기도 한다. 이날 노란 티셔츠를 입은 뇌성마비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편견과 장애를 넘어 회색의 강화 갯벌에서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개흙으로 범벅이 된 손을 서로 꼭 잡고 있다.

  


직접 만든 연을 날리는 뇌성마비장애인.





한 뇌성마비인이 500m가 넘는 넓은 갯벌을 기어 바다로 가고 있다.

  


뇌 신경계의 손상으로 운동장애가 주로 나타나는 뇌성마비장애인들은 식사도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한 경우가 많다.



강화=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