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약대 학생들로 활기 넘치는 시골마을… 마을의 건강지킴이로 가정에 상비약 나눠주기도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두음리 1반. 의약분업 제외지역인 이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의료시설은 낙동강 건너 20리 떨어진 소천면 임기리의 보건지소다. 14가구 4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 서울에서 온 한 무리의 학생들로 인해 활기가 넘친다.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학생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월13일부터 18일까지 이 마을을 찾아 무료 진료, 약제활동을 벌였다. 나흘간의 근로활동을 마치고 마지막 하루는 약제활동으로 마무리하는 강행군이었다.
“언제 이런 고된 일을 해봤겠어. 집에서 떠받들려서 자랐을 텐데. 농촌 체험을 해보겠다고 찾아와서는 우리 앞에서 힘든 내색 안 하려고 하는 것 보면 기특하지.” 숙련도는 떨어져도 일손을 덜어주겠다고 찾아오는 학생들이 주민들은 고맙기만 하다. 저녁이 되면 마을회관에 주민들을 모시고 청장년반, 부녀반, 아동반으로 나뉘어 분반 활동을 한다. 팔다리를 주물러드리며 말벗을 해드릴 때는 딸·손녀 같고, 자유무역협정(FTA) 등 농촌 현실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는 동료 같다.
약제활동은 가정마다 상비약을 나눠주고 증상에 따라 약을 조제한 뒤 복용 방법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이럴 때 학생들은 주민들에게 어쩔 수 없는 “선상님”이다. “학생들이 가고 나면 마음이 허전하지. 마을이 텅 빈 것 같아서 작년에도 한동안 손에 일이 안 잡히더라고.” 구하기 힘든 알약 몇정보다 학생들의 밝은 마음이 두음리 주민에게는 더 큰 약이다.
봉화=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사진/ 고추밭 김매기 중 잠시 허리를 폈다. 얼굴을 뒤덮은 구슬땀이 너무나 아름답다.
![]() 4일간의 근로를 끝내고 드디어 약제활동. 소문을 듣고 옆마을 주민들도 모여들었다. |
![]() 마을회관 창고를 깨끗이 정리해 만든 조제실. 밀려드는 처방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약을 빼먹거나 잘못 넣는 일이 없도록 재차 삼차 확인. |
![]() 담뱃잎 따기. 힘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쪼그리지 않고 서서 하는 일이라 편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
![]() 비교적 수월한 감자 고르기. 밭일 나간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이 많은 감자를 언제 다 골라낼지. |

“할머니 힘드시죠? 어깨 주물러드릴게요!” 하루 일과를 끝내고 여는 저녁 분반활동. 부녀자반의 분위기는 화목한 가정의 한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