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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숲을 헤치고 새날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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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7-1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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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군에서 간벌 작업을 하는 자활영림단원들… 전기톱 굉음 속에 노동의 땀방울 흘려

사진/ 올해 산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아무개씨가 전기톱을 이용해 간벌 작업을 하고 있다.
강원도 정선군 북면 여량리. 정선자활영림단원들 숙소는 일찍부터 분주하다. 신새벽을 가르며 산자락에 올라, 해질녘까지 간벌 작업에 나서는 단원들의 얼굴은 건강한 노동으로 검게 그을려 있다. 불과 3~4년 전까지 노숙을 삶의 방식으로 삼아온 30~60대까지 17명. 저마다 가슴 한쪽에 사연을 간직한 채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5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이름도 묻지 마라. 나이도 묻지 마라. 흘려보낸 지난 세월 가슴에 묻었으니.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전기톱 소리가 숲을 가를 때마다, 그들만의 아라리가 아우라지 산골에 은은히 울려 퍼진다.




아침 5시30분에 봉고 승합차를 이용해 50여분을 가서 다시 걸어서 작업장까지 험한 산길을 1시간 넘게 오른다.

  


“이형 톱이 또 꼈어.” 전기톱을 이용한 작업이라 늘 사고 위험이 따른다.





비오는 날은 작업을 하지 않는다. 숙소에서 부족한 잠을 청하거나 컴퓨터, 바둑, 텔레비전 시청 등을 한다.

  


공동으로 일하고 받은 수익금은 공동 분배한다. 수입과 지출도 항상 열람할 수 있다.



정선자활영림단원은 현재 17명이 생활하고 한달에 8만원씩 거둬 식사를 해결한다.


정선=글·사진 류우종 기자 wjryu@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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