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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죽음으로 역사를 깨웠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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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6-2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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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궤도차량에 숨진 효순이 미선이 1주기… 정녕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려는가

사진/ 시청앞 추모제에 참석한 어머니와 딸이 효순이와 미선이가 그려진 촛불을 들고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2002년 6월13일 경기도 양주의 지방도로에서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14살 동갑내기 여중생 신효순·심미선양이 목숨을 잃었다. 월드컵의 열기에 빠져 ‘대~한민국’만 외치던 우리들에게 그들의 죽음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잊혀져갔다. 뜨겁던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될 무렵. 사고를 낸 미군 병사들에게 무죄가 평결되자, 두 소녀의 죽음을 지나쳤다는 죄책감에 이어 분노가 터져나왔다. 가슴속에 품고 나온 촛불은 광화문 네거리를 환하게 밝혔고 순식간에 물결이 되어 온 세상을 덮었다. 1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아직 두 소녀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소파 개정, 책임자 처벌, 미 정부 공개 사과를 외치고 있다. 추모행사장에서 한 연사는 이렇게 말한다. “두 아이의 영혼이 잠자는 역사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그러나 소파는 한 글자도 고치지 못했고 어린 딸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6월13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주기 추모제에 등장한 효순이와 미선이의 인형.




‘살인미군 처벌’과 ‘양키 고홈’을 외치며 성조기를 태우는 시민들.

  


6월12일 오후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가납리 3·1공원에서 열린 ‘효순이 미선이 1주기 양주군민 추모대회’에 참가한 부모님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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