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궤도차량에 숨진 효순이 미선이 1주기… 정녕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려는가
2002년 6월13일 경기도 양주의 지방도로에서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14살 동갑내기 여중생 신효순·심미선양이 목숨을 잃었다. 월드컵의 열기에 빠져 ‘대~한민국’만 외치던 우리들에게 그들의 죽음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잊혀져갔다. 뜨겁던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될 무렵. 사고를 낸 미군 병사들에게 무죄가 평결되자, 두 소녀의 죽음을 지나쳤다는 죄책감에 이어 분노가 터져나왔다. 가슴속에 품고 나온 촛불은 광화문 네거리를 환하게 밝혔고 순식간에 물결이 되어 온 세상을 덮었다. 1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아직 두 소녀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소파 개정, 책임자 처벌, 미 정부 공개 사과를 외치고 있다. 추모행사장에서 한 연사는 이렇게 말한다. “두 아이의 영혼이 잠자는 역사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그러나 소파는 한 글자도 고치지 못했고 어린 딸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사진/ 시청앞 추모제에 참석한 어머니와 딸이 효순이와 미선이가 그려진 촛불을 들고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6월13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주기 추모제에 등장한 효순이와 미선이의 인형.
![]() ‘살인미군 처벌’과 ‘양키 고홈’을 외치며 성조기를 태우는 시민들. |
![]() 6월12일 오후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가납리 3·1공원에서 열린 ‘효순이 미선이 1주기 양주군민 추모대회’에 참가한 부모님들. |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