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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말없이, 울며 쓰러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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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5-2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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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닿은 삼보일배의 처절한 고행… 새만금을 살리려는 1200명의 마음을 합쳐

사진/ 탈진해 쓰러졌던 수경 스님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다시 참가한 행렬이 서울 사당동을 통과하고 있다.

묵언.

앞장선 스님, 신부님, 목사님, 교무님. 그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앞장서 삼보일배의 처절한 고행을 몸으로 실천할 뿐이다.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이 나날이 불어난다.


100에서 200으로, 200에서 400으로. 새만금 해창 갯벌을 나선 지 60여일 800여릿길. 이제 그들 뒤를 따르는 1200여명의 마음이 합쳐 하늘을 받아내려 하고 있다. 새만금을 살려내려 하고 있다.

서울에 닿았다.

스님이 쓰러진다. 스님이 다시 일어선다.

신부님이 눕는다. 신부님이 다시 일어선다.

목사님과 교무님이 운다.

그들 모두 함께 운다. 말 없이 눈물만 흘린다.

지금 죽어가는 생명의 땅을 살리려 참회의 절을 하며 운다.

몸이 부서지는 줄도 모르고.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 기도수행에 나선 참가자들이 열기를 뿜어대는 아스팔트에 엎드려 절을 하고 있다.



5월21일 탈진해 쓰러진 수경 스님이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에 누워 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문규현 신부





남태령에 도착해 행렬에 함께한 신도와 서로 얼싸안고 있는 전주 나실교회 이희운 목사.

  


서울과 경기도 과천의 경계인 남태령에 도착한 ‘새만금 생명 살리는 원불교 사람들’ 대표 김경일 교무.



기진맥진한 문규현 신부가 그늘막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글 류우종 wjryu@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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