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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결혼 60돌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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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5-1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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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의 전통 합동회혼례, 예쁘고 늠름함 자랑한 마흔쌍의 노부부들

사진/ 함께 해로하며 결혼 예순돌을 맞은 신랑신부가 식장에서 환히 웃고 있다.
조선시대 평균수명은 35살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엔 결혼을 일찍하는 풍습이 있었지만, 그래도 부부가 일흔을 넘겨 회혼(결혼 예순돌)을 맞기는 기적에 가까웠다.

5월9일 전남 구례군 서시천 체육공원에서는 마흔쌍의 부부가 3천여 하객의 축복 속에서 전통 합동회혼례를 치렀다.

회혼례란 해로하는 부부가 예순 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아 혼례복을 입고 가족과 친지들의 축하를 받으며 혼례를 치르는 전통의식이다.

신부 얼굴의 주름은 화장을 해도 지워지지 않고, 기력이 떨어진 신랑은 부축을 받으며 식장에 들어선다.

그러나 결혼 예순돌을 맞은 오늘은 연지곤지에 원삼족두리를 쓴 내 신부가 예쁘고, 그동안 무던히도 속을 태웠던 내 신랑이 늠름하다.


세쌍이 결혼하면 한쌍은 이혼하고, ‘화려한 싱글이 낫다’며 황혼이혼을 서슴지 않는 세태에 부부가 해로하며 결혼 60주년을 맞는 것은 정말 축복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연지곤지에 원삼족두리를 쓰고 꽃단장을 한 할머니 신부.

  


사모관대를 한 할아버지 신랑.





60년 만에 다시 찍는 결혼사진.

  


자손들이 모두 신랑신부의 해로를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3천여명의 동네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회혼례가 열리고 있다.

  


손녀가 따라주는 술을 받는 할아버지 신랑.



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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