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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들녘으로 떠나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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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4-1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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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진 얼굴의 노인들만 남은 농촌 풍경… 폐비닐·폐농기구 등에 농토가 신음한다

폐비닐을 태우는 농부.
봄꽃들이 활짝 피고 훈풍이 가득한 들녘에서 우리 땅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불경기와 3D 업종 기피로 청년실업이 늘어 걱정이라지만, 봄 들녘에서 일하는 젊은이를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허리 굽고 주름진 노인들의 힘겨운 괭이질만이 붉은 고향땅과 씨름하고 있을 뿐이다.

봄 기운이 가득한 농촌 들녘에 나가보자.

새순 돋아날 밭고랑 논두렁을 검은 폐비닐과 빈농약병들이 뒤덮고 있다. “밭고랑 일굴 일손도 모자라는데 그거 다 치우고 어쩌고 할 새가 어디 있어. 자네도 한가하게 사진이나 찍으러 돌아다니지 말고 이리와 이거나 좀 잡아주게나.” 모종 놓을 밭을 일구느라 괭이질을 하다가 기자를 보고는 허리도 펴지 못한 채 도움을 요청하는 주름진 농부의 얼굴을 마주하고 슬며시 사진기를 내려놓고 말았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불을 놓게 된다는 폐비닐도, 수거할 일손이 없어 나뒹구는 농약병도, 길가에 버려진 채 녹슬어 가는 폐농기구도 흐드러진 봄꽃보다 가슴에 남는 봄 들녘의 애증.


사진·글 류우종 wjryu@orgio.net

햇살 가득한 툇마루에 앉아 봄볕을 쬐는 할머니들.



밭에 앉아 씨앗을 고르는 할머니.

  


모종을 놓을 밭을 일구는 중년 부부.





모판용 상토를 만들고 있는 마을 사람들.

  


비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며
밭에 비닐을 씌우고 있는 부부.





밭고랑에 버려진 폐타이어들.

  


들녘마다 가득 쌓인 채 방치되어 있는
폐비닐더미.





길가에 버려진 채 녹슬고 있는 폐농기계.

  


밭 언저리마다 폐비닐이
가득 쌓여 있다.(왼쪽)
밭고랑에 쌓여 있는 폐농약병(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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