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농기구만의 고집하는 증평대장간의 영원한 대장장이 최용진
아직도 증평에서는 쇠 두들기는 소리가 들린다. 30년간 전통 대장간을 지켜온 사람이 최용진(53)씨다.
증평에 사는 사람들에게 부엌칼이나 호미를 구입할 데를 물어보면 당연히 증평대장간을 알려준다. 23살 때 충주 홍인동 부근의 매형이 하던 대장간에서 기술을 배우면서 무쇠와 인연을 맺은 뒤 30년 세월을 외골로 걸어왔다.
지난 80년 초반 철제품들이 대량생산되면서 주변의 대장간이 거의 없어져 현재 옛 대장간의 전통을 잇는 곳으로는 증평대장간이 유일하다면 유일하다. 그의 고집스러움을 정부에서도 인정해 지난 95년 11월에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대장간부분 고유기능전승자로 선정되었다. 이런 인정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사람들은 그를 무쇠의 마술가라고 부른다. 그만큼 그가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들어내는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그는 불손, 문고리자귀나 귀족들의 눈요깃감 제작을 삼가고 서민생활에 파고드는 농기구들을 고집한다.
97년부터는 청원군 문의면 문산리 문화재단지에서 전통대장간을 복원해 놓고 매주 일요일 칼, 호미 등 각종 철제품을 만들어 관광객과 도시인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최씨는 오늘도 3평 남짓한 대장간에서 달구어진 쇠덩어리를 두들긴다.
사진·글 이정용 기자lee312@hani.co.kr

(사진/1500~1600도에서 무쇠가 산화되는 모습.다른 사람들은 다루기가 힘들어 기피하는 무쇠지만 그에게는 모든 제품을 만드는 재료다)
![]() (사진/기존 제품이 아닌 생활에 맡는 농기구를 개발하기 위해 쉴새없이 주민을 만나 상의를 한다) |
![]() (사진/30년을 고집스럽게 지켜온 쇠망치질은 그의 삶의 유일한 낙이다) |
![]() (사진/무쇠로 만든 부엌칼은 독일제보다 견고하다고 최씨는 자랑한다) |
![]() (사진/나무를 태우면서 손잡이에 끼워넣는 부엌칼은 한치 흔들림없이 자리를 잡는다) |
![]() (사진/여러번의 담금질을 통해 견고한 제품이 태어난다) |
![]() (사진/증평의 자랑이 되어버린 그의 작품들.한 주민이 재미있게 대형가위를 들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