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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기름띠 재앙’ 서유럽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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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1-2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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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해안서 침몰한 유조선 프레스티지호 참사… 자국 이기주의가 빗어낸 사상 최악의 해상 사고

사진/ (AFP연합)
11월19일 스페인 북서부 갈라시아 근해에서 침몰한 바하마 선적 유조선 프레스티지호. 태풍 속에서 선체에 균열이 생겨 좌초하고 말았다. 프레스티지호에서 유출된 기름띠가 지금 무서운 기세로 서유럽 해안을 휩쓸고 있다. 기름 7만t은 국제규격의 수영장 250개를 가득 채우고도 남는 양이다. 프레스티지호에서 유출된 기름은 이미 대서양 연안 300km 일대의 해양 생태계를 완전히 망가뜨리며 사상 최악의 해상 오염사고를 일으켰다.

프레스티지호의 재앙에도 어김없이 인재가 자리잡고 있다. 11월13일 프레스티지호는 스페인·포루투갈·영국·프랑스 등 대서양 연안 4개국에 기항을 요청했지만 어느 나라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4개국의 협력 기피와 자국 이기주의로 말미암아 프레스티지호는 좌초 6일 만에 침몰하고 말았다. 만일 어느 한 나라라도 기항 요청을 받아들여 즉시 가까운 항구로 예인해 긴급조치를 취했으면 대자연의 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프레스티지호가 좌초할 때 유출된 연료용 중유는 이미 스페인 해안의 조류 수백 마리와 어류 수만 마리를 질식시켰다. 기름띠 재앙은 숨돌릴 겨를 없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서유럽 해안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5년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씨프린스호 오염사고의 후유증은 지금까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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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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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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