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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잔인한 대지의 여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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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9-1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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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강릉시 수해현장…복구작업에 땀 흘리는 사람들

인근 저수지 붕괴로 가옥 20채가 휩쓸려 내려간 장현동 43통 3반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태풍 ‘루사’가 헤집어 헉헉거리는 이 땅 어느 곳에서

또 다른 당신이 절규하고 있는데.

누구는 천재라 하고, 누구는 인재라 한다.

가뭄·황사·홍수·폭우·폭설 등의 새로운 기후형태 속에

천재라고 인재라고 규정내린들 어쩌랴.


재앙 앞에 무딘 감수성을 지닌 당신.

분노한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삼바사슴(루사)을 타고 지나듯

생태질서를 어긴 당신의 심장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태풍 ‘루사’가 할퀴고 지나간 강릉시 내곡동과 장현동에서



경포대 석축 등 곳곳의 문화재들도 파손되었다.

  


길가에 주차된 차량들이 거센 물살에 가옥 한가운데까지 처박혔다.





약 900mm의 살인적 폭우로 집안 곳곳은 며칠이 지나도 수마의 흔적을 지울 수 없다.

  


밤을 지새기 위해 인근 초등학교 교실에 온 가족이 모였다.





버려진 가구들 사이로 쓰레기더미를 치우고 있다.

  


수해복구 현장의 병사의 몸은 온통 흙더미고,속옷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영근 벼이삭들이 너울너울 춤추던 논은 폭격 맞은 모양이다.

  


물살에 차량들이 수십리 떨어진 논 한가운데까지 떠내려갔다.



사진·글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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