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4월의 새해맞이

매년 4월마다 김포 주민들과 음식 나누며 축하 공연하는 줌머족

1264
등록 : 2019-05-30 19:20 수정 : 2019-05-30 19:29

크게 작게

경기도 김포에 정착한 줌머인들은 그들의 설날인 4월13일을 전후로 해마다 보이사비 축제를 열었다. 줌머의 각 부족 이름이 쓰인 깃발을 들고 전통의상을 입고서 김포 시내를 행진한다. 올해는 4월14일 김포독립운동기념관에서 기념식과 공연을 했다.
방글라데시 치타공 산악지대에 살다 무슬림 벵골인들의 박해를 피해 유랑의 길을 떠난 줌머족은 해마다 4월12일부터 사흘간 가장 큰 명절인 보이사비(Boi-Sa-Bi) 축제를 연다. 보이사비는 치타공의 3대 부족 트리푸라의 보이슈(Boishu) 축제, 마르마의 상그라이(Sangrai) 축제, 차크마의 비주(Bizu) 축제에서 앞 글자를 따온 말이다. 4월13일이 새해 첫날인 이들의 달력에 따라, 4월12일부터 각 부족의 전통의상을 입고 서로의 전통음식을 나눠 먹는다. 이는 여러 부족의 다양성을 정신적으로 조화시킨다는 의미다. 줌머족 중에는 이 축제를 샹카란(Shankaran) 또는 창크란(Changkran)이라 하는 부족도 있다. 같은 때에 열리는 타이의 송끄란 축제도 보이사비 축제와 같은 뿌리라고 한다.

1990년대 후반 경기도 김포에 정착한 줌머족도 매년 4월에 보이사비 축제를 열어 지역주민과 음식을 나누며 정을 쌓아가고 있다. 올해는 4월14일 주민 풍물패가 길놀이를 하고 줌머족 전통의상을 입은 줌머인들이 함께 김포 시내를 행진했다. 김포독립운동기념관에서 기념식과 축하 공연도 했다. 20여 년 이 땅에 살면서 우리 문화에 녹아드는 한편, 자신들의 전통문화도 미래 세대에 이어가는 줌머인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줌머 어린이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길놀이를 하는 주민 풍물패의 장구를 만져보고 있다.
보이사비 축제에 선보일 전통춤을 연습하는 줌머인들.

보이사비 축제 무대에 오르는 중학생들이 케이팝 춤을 연습하고 있다. 줌머인 학생과 한국 친구들이다.
김포독립운동기념관에서 열린 축하 공연 모습을 줌머인과 김포 주민들이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줌머 전통의상을 입고 보이사비 축제에 참가한 어머니와 딸.
니킬 차크마는 2003년 취재 중에 만났던 줌머 난민이다(제479호 ‘자유를 갈구하는 아, 줌마!’ 참조). 16년 만에 만난 니킬은 ‘박민수’라는 한국인이 되어 있었다. 그는 2002년 한국에 들어와 2004년 난민 인정을 받았다. 2009년 결혼했고 자녀 둘을 두었다. 2012년 한국인으로 귀화했고, 지금은 경기도 김포에서 줌머인들과 함께 작은 천막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3년 10월 재한줌머인연대 사무실에서 만났던 니킬 차크마(앞줄 맨 오른쪽, 한국 이름 ‘박민수’).
2019년 4월 김포 천막공장에서 만난 박민수씨(앞줄 왼쪽). 
박민수씨(왼쪽)가 공장 직원과 함께 천막을 만들고 있다. 그는 지난해 사업자등록을 한 사장님이다.
생후 두 달 된 둘째 아이를 바라보는 박민수씨. 줌머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아기 이름을 줌머 이름인 ‘박디골’로 지었다.(위) 박민수씨 가족. 2009년 박씨와 결혼한 아내 수미따는 인도 국적의 줌머인이다.

김포=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한겨레21>이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한겨레21>이 기존 구독제를 넘어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한겨레21>은 1994년 창간 이래 25년 동안 성역 없는 이슈 파이팅, 독보적인 심층 보도로 퀄리티 저널리즘의 역사를 쌓아왔습니다. 현실이 아니라 진실에 영합하는 언론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투명하면서 정의롭고 독립적인 수익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한겨레21>의 가치를 아는 여러분의 조건 없는 직접 후원입니다. 정의와 진실을 지지하는 방법, <한겨레21>의 미래에 투자해주세요.

*아래 '후원 하기' 링크를 누르시면 후원 방법과 절차를 알 수 있습니다.

후원 하기 http://naver.me/xKGU4rkW

문의 한겨레 출판마케팅부 02-710-0543

독자 퍼스트 언론, <한겨레21>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

전화신청▶ 1566-9595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http://bit.ly/1HZ0DmD

카톡 선물하기▶ http://bit.ly/1UELpok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