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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살아야 하는데

산불로 삶터 잃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용촌2리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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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12 11:46 수정 : 2019-04-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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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순(63)씨가 4월9일 불에 타 폐허가 된 자신의 집 앞에 서 있다. 혼자 농사일을 하는 함씨는 기르던 소 세 마리를 데리고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 강풍을 타고 밀어닥친 불을 피하다 소 한 마리를 잃었다. 작은 사진은 카카오맵 로드뷰에서 갈무리한 화재 전 함씨의 집.

4월4일 저녁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일어난 산불이 바람에 날아다니며 주변을 휩쓸어 토성면 용촌2리도 쑥대밭이 됐다. 63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에서 집 29채가 불에 타 무너졌다. 돌이키기 힘든 고통을 당한 주민들을 재만 남은 집터에서 다시 만났다.

모명숙(79)씨는 마당에 있던 수돗물을 틀어 자신의 집에 옮겨붙은 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도망쳤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불똥에 얼굴과 목 등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캔버스에 와이어(철사)를 꽂아 작품을 만들어온 조각가 김용진(55)씨도 산불에 살던 집과 작업실을 모두 잃었다.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새로 정착한 용촌2리는 주변에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어우러져 가을에 더 아름다운 마을이다.
아픈 다리를 끌고 간신히 불을 피한 김태희(79)씨. 새로 지붕을 고친 집과 아들네가 봄에 농사지을 볍씨, 농기구가 모두 불에 탔다.
강풍을 타고 번진 불에 얼굴 등 온몸이 불에 덴 개가 힘없이 앉아 있다.
강원도 속초 시내에서 살다 이사 와 새로 지은 김은희(70)씨 집은 마당에 장독과 재만 남았다. 남편 김홍식씨는 불을 피하다 다쳐 속초의료원에 입원했다.
38년 공직 생활을 마치고 6년 전 새로 집을 지어 이 동네로 온 박득용(64)씨. 공직 생활을 하면서 만들었던 수많은 자료와 수첩도 이층집과 함께 모두 불에 타 재만 남았다.
산불이 휩쓸고 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용촌2리 전경. 산불이 옮겨다닌 자리가 검은 뱀처럼 마을 주변을 휘감고 있다. 마을회관 등 일부 건물을 남기고 모두 불에 타 폐허로 변했다.

고성=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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