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 이서면 서원천변에서 열린 청도 소싸움 축제
“이봐 박 서방, 난 누렁이한테 막걸리 한되 걸겠네.”
“좋아, 그럼 난 검둥이한테 검세.”
새싹을 틔우려는 봄볕 옆에서 함께 온 손자놈이 재롱스럽게 하품할 때, 박 서방과 변 서방은 “받아라”, “찍어라” 소싸움 응원하느라 목젖이 떨어진다.
힘좋고 뿔걸이와 떠받기를 잘해 ‘부사리’라 불리던 누렁이와 검둥이는 서원천변에 모인 박 서방과 변 서방의 응원에 신이 나서 육중한 몸짓을 하며 상대방 급소를 찾아 이곳저곳 공격해본다. 결코 물러서지 않으려는 듯 머리를 맞대고 용을 쓰며 눈만 끔벅끔벅거린다.
하늘 가운데에서 싸움판을 구경하던 해님도 잔뜩 긴장이 되어 열기를 뿜어본다.
입가에 허연 거품을 내뿜던 검둥이가 뒷배가 들쭉날쭉 똥을 싸며 슬그머니 뒷걸음치고 줄행랑친다. 기세를 올리던 박 서방의 목소리도 바람이 빠진다. 서원천변은 신바람이 휘휘 돌아 시냇가를 따라 들녘으로 퍼져간다.
사진·글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입가에 허연 거품을 내뿜던 검둥이가 뒷배가 들쭉날쭉 똥을 싸며 슬그머니 뒷걸음치고 줄행랑친다. 기세를 올리던 박 서방의 목소리도 바람이 빠진다. 서원천변은 신바람이 휘휘 돌아 시냇가를 따라 들녘으로 퍼져간다.
![]() 봄볕 아래 소싸움을 즐기려고 찾아온 사람들이 빼곡하다. |
![]() 힘이 부쳐 도망가는 상대방을 쫓는 승자의 기세. |
![]() 망원경을 통해 박진감나게 구경하는 촌로. |
![]() 싸움판 밖에서 출전을 기다리는 소. |
![]() 동네사람들과 올망졸망 모여 구경하는 구경꾼들. |
![]() 싸움판 한쪽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이는 노인들. |
사진·글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