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민족문화의 향기를 맡아 보라

396
등록 : 2002-02-06 00:00 수정 :

크게 작게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윤보선 전 대통령 한옥 저택의 그윽한 풍경

윤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 윤동구 교수(종합예술대학)가 조각한 아버지의 흉상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반가이 맞이한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한옥 저택이 지난 1월25일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438호)로 제정됐다.

대지 1400평에 들어선 이 한옥은 크게 안채, 사랑채, 바깥 사랑채 등으로 나뉜다. 붉은 벽돌로 지은 안채는 1870년 당시 청나라풍을 가미하기도 했다. 현재도 윤 전 대통령의 자녀들이 살고 있는 이 집은 서울에서 5대째 자손들이 대물림해 살고 있는 유일한 가옥이기도 하다. 방문 고리에서부터 전원 스위치까지 윤보선 전 대통령의 미적 감각과 민족문화 사랑을 읽을 수 있다. 최근 3년 전까지 자비로 집을 보존·관리해오던 후손들은 서양문물을 한국 실정에 맞게 변형한 윤 전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 집구조와 장식들을 바꾸지 않았다.

이 집은 문화적 가치 외에도 헤아릴 수 없는 역사적 가치와 숨결을 지니고 있다. 해방 뒤 야당인 한민당 사무실로 사용됐던 바깥 사랑채는 민청학련 관련인사 등 숱한 민주인사들이 드나들고 숨어지내던 한국 민주주의의 산 현장이기도 하다.

후손들은 앞으로 기념관으로 이곳의 면모를 일신한 뒤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민당을 만들면서 사무실로 사용되었던 바깥 사랑채인 '산정'

  


종로경찰서 건너편 좁은 골목을 오르다보면 윤보선 전 대통령 저택의 솟을 대문이 나타난다.





흰모래를 골고루 뿌린 마당 뒤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안채.

  


봄을 기다리는 목련마누 뒤로 윤 전 대통령의 친필 '경천효친'(敬天孝親)이라 쓰인 현판이 보인다.





산정에서 안채로 드나들었던 쪽문.

  


기둥마다 붙어있는 현판들. 곳곳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윤보선 전 태통령이 손수 디자인한 문고리들을 통해 그의 미적감각을 엿볼 수 있다.

  
                     




사진·글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