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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가야산에서 무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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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1-0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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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좌불와의 수행, 원칙과 소신의 길을 걸어온 혜암 스님을 보내며

사진/ 혜암 스님의 다비식이 해인사 연경대에서 거행되었다. 사리 수습은 다음날 이루어졌다.
지난해 12월31일 열반한 조계종 혜암 종정의 영결식이 1월6일 오전 11시 경남 합천 해인사 경내에서 불자들의 애도 속에 종단장으로 봉행됐다.

혜암 종정은 생전에 원칙과 소신이 뚜렷하여 ‘가야산의 대쪽’으로 불렸다. 46년 27살 때 경남 합천 해인사로 출가하여 평생을 하루 한끼만 먹고(一日一食), 눕지 않고 수행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한 것으로 유명하다. 93년 성철 스님이 입적하자 뒤를 이어 해인사 제6대 방장에 취임한다. 스님은 원로회의 의장이던 94년 서의현 총무원장 체제를 무너뜨리고 개혁종단이 들어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98년에도 원로회의 의장으로서 조계종 종단사태를 해결하는 데 ‘종헌종법 준수’를 천명, 사태를 합법적으로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99년 조계종의 정신적 지도자인 제10대 종정에 추대됐다.

혜암 종정은 ‘나의 몸은 없는 것’(我身本非有)이란 임종게(臨終偈)를 남겼다.

‘나의 몸은 본래 없는 것이요(我身本非有)/ 마음 또한 머물 바 없도다(心亦無所住)/ 무쇠소는 달을 물고 달아나고(鐵牛含月走)/ 돌사자는 소리 높여 부르짖도다(石獅大哮吼)’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나무아미타불" 소리가 가야산 전체에 가득했다.

  


혜암 스님을 추모하는 만장 2500여장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각계인사와 불교도 3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영결식이 치러졌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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