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겹던 옛날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변함없이 장터에 갑니다
“할아버지 어디 가세요?”
“장에 간다!”
“할머니, 오늘 어디 가시는데 아침부터 이렇게 꽃단장을 하세요?”
“으응, 오늘이 장날이거든….”
닷새에 한번씩 돌아오는 시골 장날.
이제는 그 아련한 설렘도 사라져가고, 북적거리던 장터의 추억도 사라져간다. 새벽 안개를 열며 뿌연 신작로를 지나 모여들던 장꾼들도 확성기를 단 트럭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고 장터에서 흥겹게 울려퍼지던 육자배기도 사라져가고 있다. 발전하지 못하는 문명은 썩어가겠지만 잊혀지는 문명은 서럽다고 하지 않았던가. 장에 나가 머리를 다듬고 파마할 기대에 부푼 할머니와 장터 빈대떡에 막걸리 한 사발이 그리운 우리 할아버지는 콩 한 자루, 배추 몇 포기를 머리에 이고 장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사진 임종진/ <말> 전 사진기자
글 강재훈 khan@hani.co.kr

사진/ 장꾼들이 안개 가득한 새벽장을 열고 있다(충북 삼송).
이제는 그 아련한 설렘도 사라져가고, 북적거리던 장터의 추억도 사라져간다. 새벽 안개를 열며 뿌연 신작로를 지나 모여들던 장꾼들도 확성기를 단 트럭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고 장터에서 흥겹게 울려퍼지던 육자배기도 사라져가고 있다. 발전하지 못하는 문명은 썩어가겠지만 잊혀지는 문명은 서럽다고 하지 않았던가. 장에 나가 머리를 다듬고 파마할 기대에 부푼 할머니와 장터 빈대떡에 막걸리 한 사발이 그리운 우리 할아버지는 콩 한 자루, 배추 몇 포기를 머리에 이고 장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 버스를 타고 장으로 가는 할머니들(경기도 가평) |
![]() 장터 곳곳에서는 빈대떡에 막걸리를 나누며 세상사는 이야기가 펼쳐지고…(충남 한산) |
![]() 미장원에 들러 파마를 하고 머리가 다 되는 동안 장터에 나와 정담을 나누고 있는 할머니(충북 보은) |
![]() 햇볕은 따갑고 장사는 안 되고…(충북 삼송) |
![]() 바지저고리 차림으로 장에 나온 할아버지(충북 보은) |
![]() "옥수수 사 가시우! 우리집에서 딴 옥수수라 맛이 있어요!"(경기도 가평) |
![]() 날이 채 밝지 않았어도 장은 벌써 한창이다(충북 한산) |
사진 임종진/ <말> 전 사진기자
글 강재훈 kha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