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무지개를 닮은 세상에 살련다

377
등록 : 2001-09-19 00:00 수정 :

크게 작게

‘퀴어문화축제 무지개2001’ 게이 퍼레이드가 행복한 사람들

“무지개2001의 화려한, 아니 용감한 행진을 시작하겠습니다!”

9월15일 오후 5시, 홍석천씨의 짤막한 개회사로 퍼레이드는 시작됐다.
홍익대 정문에서 도로를 따라 짧게 이어진 게이 퍼레이드.
행복한 레즈비언, 유쾌한 게이, 즐거운 트랜스젠더.
250여명의 행복한 표정이 초가을 햇살 아래 빛났다.
그러나 ‘아직’ 250명은 성적 소수자들 중의 ‘소수자’들이다.
카메라에 너머에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현실이 버티고 서 있는 탓이다.
앵글 앞에서 “어머! 집에서 본단 말이에요!”라며 달아나던 게이들.
차마 퍼레이드 대열에 끼지 못하고, 쭈뼛쭈뼛 인도로 따라오던 레즈비언들.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이성애자를 ‘가장’하고 살고 있을 모든 성적 소수자들.
아직은 쑥스러운 그대들 뒤로, ‘퀴어문화축제 무지개2001’의 플래카드가 휘날린다.
“한 걸음만 나와 봐, 놀자!”




  






  






  


글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