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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소금을 낚는 사람들

360
등록 : 2001-05-2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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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에서 소금 수확에 평생을 바친 부부의 회한… 갯벌과 함께 서해의 염전은 사라져간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안산 시화방조제, 남양호방조제, 석문방조제, 대호방조제, 서산A/B지구방조제, 남포방조제, 부사방조제, 새만금방조제, 영암방조제….

바다를 막아 국토를 늘려갈수록 갯벌은 점점 줄어든다. 서해 바닷가에서 갯벌과 함께 염전도 사라져가고 있다.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133번지 석모도 삼량염전.

우리나라에 몇 남지 않은 천일염전 중 하나인 이곳은 지금 따가운 태양빛 아래 소금 생산이 한창이다. 새벽녘에 바닷물을 염전에 들이고 나면 한낮에는 인적도 없고 하루종일 따가운 햇빛과 비릿한 바닷바람만 분다.

하지만 오후 4시경 `채름시간'(소금을 수확하는 시간)이 되자 검게 그을린 건강한 모습의 일꾼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나타내고, 그들이 다시 드넓은 염전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면 이내 염전 곳곳에 아기능만한 소금 무더기가 하얗게 쌓인다.


11개의 소금창고 중 2호 창고의 김재덕씨 부부는 3600여평의 염전에서 1년에 약 300t의 소금을 생산한다. “내년이면 이 염전도 없어진다는 말이 돌아요…. 자식들을 다 키웠으니 큰 걱정은 없지만 젊어서 고생한 이곳을 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시중에 중국산 소금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 나는 천일염이 염도도 낮고 깨끗하다고 한다. 소금은 짜야 하지만 염분농도가 낮을수록 좋다고 한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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