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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인도의 ‘상징’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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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5-0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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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수확 시작되는 4월, 인도 농민들은 소시장에서 자신들의 소중한 재산을 사고 판다



잘 알려져 있듯이 힌두교를 신봉하는 인도에서 소는 신성한 동물로 대접받는다. 거리를 활보하는 소들의 모습은 외국인들에게 인도를 상징하는 풍경이 됐을 정도다. 그러면 왜 인도에서 소는 신성한 동물이 된 것일까?

농경문화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소의 존재는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식용으로 쓰는 경우는 물론 찾아보기 힘들고, 소를 사고 파는 거래도 매우 드물다.

그러나 인도 북동부 비하리 지역에서는 예외적으로 1년에 두 차례 매우 큰 소 시장이 열린다. 해마다 밀 수확이 시작되는 4월과 벼 수확이 시작되는 10월에 열리는 이 소 시장은 한달 동안 계속된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소들은 모두 육우(肉牛)가 아닌 농업용 역우(力牛)들이다. 송아지, 암소, 번식용 수소, 거세된 소 등 네 가지로 나뉘어 소를 사고 파는데 한번 거래량은 대략 5천여 마리에 이른다.

소값은 우리에 비해 훨씬 싼 편이어서 암소는 보통 800루피(2만4천원 정도)에, 수소는 400루피(1만2천원 정도)에 거래된다. 엄청나게 싼값이어도 월평균 수입이 400루피 정도인 농민들에게는 소는 귀하디 귀한 재산이 된다.

지난 4월 비하리의 보다가르 지역에서 열린 봄철 소시장 풍경을 소개한다.


사진/ 소를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소의 건강상태를 일일이 체크하고 가격을 매긴다.
사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키운 1~2마리를 이끌고 소시장에서 거래를 한다.(왼쪽)거래자가 나타날 때까지 소주인은 기약없이 기다린다.(오른쪽)
사진/ 한달 동안 계속되는 관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시장에서 천막생활을 한다.(왼쪽)소거래가 될 때까지 모든 사람들이 현지에서 모든 식생활을 해결한다.(가운데)소의 배설물을 모으는 아이. 이곳에서 소의 배설물은 아주 소중한 연료이다.(


사진·글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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