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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먼 길 떠날 아가야, 괜찮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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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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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나라에 와 홀트아동복지회를 찾은 해외 입양인 14명

▣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벨기에, 프랑스, 미국, 노르웨이, 룩셈부르크의 해외 입양인 14명이 엄마의 나라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해외입양동포 모국연수 프로그램을 7월11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한다. 이들은 한국어, 요리, 예절, 탈춤, 태권도 등을 배우고 모국의 여러 명소를 체험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생모나 가족을 만나기를 기대한다.


프랑스에서 온 알렉산드라.그는 1986년 입양됐다.홀트아동복지회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머무르는 곳에서 한 아이를 안고 내려놓을 줄 몰랐다.어린아이에게서 예전 자신의 모습을 찾는 것 같았다.그의 눈에는 20년 전 자신과 20년 후 아이의 모습이 겹쳐 있는 듯하다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WE ARE REALLY HAPPY TO SEE YOU AGAIN”이라는 형식적인 문구지만 우리에겐 다른 표현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지나쳐 갔다. 그들을 보면 마음 한구석에서 애틋한 미안함이 피어난다.

한국어 수업 시간. 한글은 모양이 간단해 그리기가 쉽다. 하지만 소리는 너무 어렵다. ‘ㅜ’와 ‘ㅡ’, ‘ㅈ’과 ‘ㅊ’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한국에 남아 있는 그들의 입양 관련 서류. 그들이 생모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이다. 대부분 생모를 만나길 원하지만 실제로 만남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아주 적다고 한다.

한국의 전통문화 중 매듭 배우기에 열중해 있다. 완성된 제품에 마음이 빼앗겨 자신의 손으로 꼭 만들겠다는 의욕이 넘쳤다.

홀트아동복지회로 들어서는 그들의 표정이 굳어 있다. 자신의 뿌리를 찾아 이역만리에서 온 그들에게 이곳은 그 끝이고 실마리다. 20대 젊은이들이지만 회한과 애증의 장소일 것이다.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며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 밝게 웃는 모습. 어눌한 발음 때문에 강사에게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요리 시간에 불고기와 잡채, 전, 김치, 오이냉국을 만들었다. 낯선 양념과 복잡한 조리 방법에 전전긍긍하는 모습들이었지만 큰 실수 없이 요리를 완성해 다 함께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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