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대학생들, 농촌에서 부활하다

667
등록 : 2007-07-05 00:00 수정 :

크게 작게

오전엔 농사일, 오후엔 학습도우미로 농촌에 뛰어든 2007년의 대학생들

▣ 용인=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침체기에 빠졌던 ‘농활’이 ‘부활’하고 있다. 잡초 제거 등 단순노동에서 초등학생들의 학습도우미 역할까지 떠맡으면서 주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장맛비가 잠시 주춤한 사이 찜통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린 지난 6월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근창리. 7대째 이곳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아무개(70)씨의 논(10마지기)에는 대학생 일꾼 20여 명이 몰려오면서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땡볕 아래서 잡초를 뽑는 손길은 서툴지만, 이마의 땀방울을 쓸어내리는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마을회관 옥상에 비누칠하지 않은 빨래들이 널려 있다.


한국외대 학생 300여 명은 6월25일부터 백암면과 원삼면 지역 여덟 곳의 노인회관에서 숙식을 하며 9박10일 일정으로 농촌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전·오후로 나눠 감자 수확과 잡초 제거 등 농사일을 돕는 한편, 인근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의 학습도우미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백암초교 이상범(10)군은 “대학생 형과 누나들이 그동안 몰랐던 문제를 하나하나 정성껏 풀어줘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며 “이런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고 웃음지었다. 논에 처음 들어가봤다는 정다슬(포르투갈어과 2)씨는 “이번 농활을 통해 FTA로 근심 속에 생활하는 농민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 주인 김씨는 “FTA다 뭐다 해서 떠들썩해도 실제로 농촌에 찾아와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렇게 젊은 친구들이 와서 일손을 덜어주니 너무 좋다”며 “더 많은 학생들이 어려운 농촌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돌아가 농민들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에 처음 들어 가봤다는 학생. 피사리를 하고 있다.

덥다. 31도를 웃도는 땡볕.

저녁식사로 카레를 만들고 있는 학생들.

백암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브라질 전통춤[카포에이라]를 가르쳐주고 있다.

불어과 학생들이 강당에서 학생들에게 프랑스 역사와 문화를 가르쳐주고 있다.

좌향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방과후 과외공부를 시키고 있다.

백암중학교에서 방과후 시험공부를 돕고 있다.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