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불빛 아래서 사람 얼굴 그리는 포장마차의 화가 아줌마…칼 내려놓고 연필 잡으면 2평 남짓한 공간은 어느새 화실로
▣ 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전북 김제 시립도서관 모퉁이를 8년째 지키며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박성연(54)씨는 이곳에선 이름난 화가다. 2평 남짓한 포장마차에서 한 무리의 학생 손님들이 빠져나가자 순대 썰던 칼과 도마를 치우고 스케치북을 펼친 뒤, 선 자세 그대로 요즘 작업 중인 배우 오광록씨를 그린다.
그림에 대한 정규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박씨는 6년 전 어느 날 포장마차에 걸려 있던 달력의 그림이 멋있어 보여 수첩에 연필로 그려본 게 계기가 됐다. 그 뒤 주고객인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그림을 그리다 인물화의 매력에 푹 빠져 지금은 주로 사람만을 그린다.
“사람 그리기가 제일 어려워요. 일단 비슷해야 하면서도 그 사람의 특징이 잘 나타나야 하거든요.” 희미한 불빛 아래서 연필을 놀리는 그의 손길이 섬세하다. 지난해 11월엔 김제 문화예술회관에서 짬짬이 5년간 그린 그림 500여 점을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박씨에게 절대적인 도움을 준 사람은 바로 남편 송기수(58)씨였다. 원래 그림을 잘 그려 화가의 길로 나서려던 남편은 1993년 신경계 질환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그 꿈을 접었다. “남편이 못 이룬 꿈을 대신 이은 셈이죠. 남편의 격려와 질책이 그림에 대한 의욕을 불어넣어줍니다.” 힘 닿는 데까지 좋아하는 그림을 맘껏 그려보고 싶다는 박씨. 손님이 들어오자 이내 그리던 그림을 치우며 떡볶이를 젓는다.

지나가는 차량들의 불빛이 포장마차 주변의 어둠을 가르고 있다.
“사람 그리기가 제일 어려워요. 일단 비슷해야 하면서도 그 사람의 특징이 잘 나타나야 하거든요.” 희미한 불빛 아래서 연필을 놀리는 그의 손길이 섬세하다. 지난해 11월엔 김제 문화예술회관에서 짬짬이 5년간 그린 그림 500여 점을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박씨에게 절대적인 도움을 준 사람은 바로 남편 송기수(58)씨였다. 원래 그림을 잘 그려 화가의 길로 나서려던 남편은 1993년 신경계 질환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그 꿈을 접었다. “남편이 못 이룬 꿈을 대신 이은 셈이죠. 남편의 격려와 질책이 그림에 대한 의욕을 불어넣어줍니다.” 힘 닿는 데까지 좋아하는 그림을 맘껏 그려보고 싶다는 박씨. 손님이 들어오자 이내 그리던 그림을 치우며 떡볶이를 젓는다.

2평 남짓한 포장마차는 박성연씨의 일터이자 전시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