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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바람, 상처에 스미는 찬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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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1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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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수해로 여전히 컨테이너 생활하는 강원도 인제군 주민들… 매서워진 바람앞에 지지부진한 복구 작업, 삶은 왜이리도 고단한지

▣ 인제=글·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강원도 인제군의 수해 주민들은 이미 시작된 겨울이 꿈속에서 그냥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난 7월 수해로 집과 가족을 잃고 컨테이너 생활을 한 지 4개월이 지났다. 지난 여름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금이 모아졌다.

수마가 휩쓸고 간 텃밭에 심었던 배추로 김장을 하기 위해 수확을 하고 있는 한 주민.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으로 대신한 사람들도 있었고, 각종 단체에서 보내주는 사랑의 손길도 기억한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복구 작업과, 입동 추위가 닥쳐서야 월동 채비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무성의는 주민들을 힘들게 한다.


갑자기 뚝 떨어진 수은주 탓에 한계령 줄기를 타고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매섭다. 철판을 녹일 듯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계절이 두 번 바뀌었지만, 아직도 이곳에서 언제 벗어날지 알 수 없다. 이곳에서 희망 없이 다가올 겨울에 맞서기엔 초겨울의 바람이 너무도 차다.

한계2리 주민들이 한 컨테이너에 모여 수해 복구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고 있다.

덕산리 수해지역 입구에 있는 공동 화장실.

생후 80일이 지난 손자를 돌보는 할머니는 겨울나기가 걱정스럽다.

덕산리의 공동 세면장. 앞으로 올 추위에 동파가 염려된다.

서울에 사는 손자의 사진을 만져보는 할머니.

입동이 되어서야 컨테이너에 바람막이 공사가 한창이다.

아이들에겐 컨테이너의 앞마당이 놀이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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