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이주의 사진] < 동네 어귀에서> 외

627
등록 : 2006-09-15 00:00 수정 :

크게 작게

▣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동네 어귀에서

동네 어귀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모습을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내 어머니의 모습을 본 것 같아서. 처음 올려보는 것이라 무엇을 물어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야단 좀 쳐주세요^^* 소순신


배경 선택: 담배 연기가 나풀거리는 것을 잘 보이게 하려면 어두운 배경이 좋았겠습니다. 얼핏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초보 사진가들이 자주 놓치는 대목입니다.

비, 눈, 민들레 홀씨 등이 날리는 사진을 찍을 때도 당연히 배경이 짙고 어두워야 주 요소들이 잘 보이는 법입니다. 이 사진에선 왼쪽의 배경이 밝은 색이라서 연기도 잘 보이지 않을뿐더러 무게중심이 맞지 않습니다. 오른쪽이 무겁게 느껴지면서 균형이 흐트러졌습니다.

사진이 흔들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거리에서 셔터 속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찍다 보니 살리고자 했던 피사체(가운데 모자 쓴 사람)와 배경(다른 사람들)이 모두 움직이는 바람에 흐릿하게 나왔습니다. 처음에 찍고 봤을 때는 별로 마음에 안 들었는데, 다시 돌아보니 나름대로 거리에서의 역동성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역동성 혹은 동적인 느낌과 흔들린 사진에 대해 답변 부탁드립니다.

함형재

흔들거나 흔들리거나: 찍고자 하는 주인공 피사체를 일부러 흔들리게 찍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 <중경삼림>의 장면처럼 화면 전체도 흔들리고 주인공도 흔들리게 하는 것이 의도라면 가능한 일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진가의 의도입니다.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 위한 기법의 하나로 흔든 것이라면 어느 정도까진 이해가 될 것입니다.

역동적 느낌을 내기 위해 패닝을 하곤 합니다. 주변부가 흘러 지나갈 뿐 주 피사체는 초점이 맞아야 합니다. 반면 의도적으로 주인공만 흘러 지나가게 하고 주변부는 고정된 상황을 사진으로 보여줘도 움직임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개의 경우 모든 것이 흔들려 보이는 사진(셔터 속도가 느리거나 카메라를 든 손이 흔들려서)은 혼란 이상의 이미지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할 것입니다.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