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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빼앗긴 천막에도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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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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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에서 직위해제된 강정구 교수의 ‘천막 강연’ 날
확성기 든 보수단체의 저지, 3월 신학기의 설레임은 사치일까

▣ 사진.글 박승화 기자 href=mailto:eyeshoot@hani.co.kr>eyeshoot@hani.co.kr

0069 오후 3시. 국민행동본부·자유넷·자유수호국민운동 등 10여 개 보수단체 소속회원 20여 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 수업이 진행 중인데 이렇게 소리 지르면 어떻게 하느냐”는 교직원의 만류도 무시, 강연 예정 장소 앞에서 “숭북 교수 강정구는 평양으


지난 3월8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동국대에서 직위해제된 강정구 교수가 동국대 본관 앞 광장에서 ‘한국사회 냉전 성역 허물기’라는 주제로 ‘천막 강연’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래 예정됐던 강연은 자유수호국민운동 등 보수단체의 극렬한 방해로 소란을 겪은 뒤 장소를 옮겨 강의실에서 진행됐다.

0090 오후 4시. 예정된 강의 시간이 되어 ‘천막 강연’ 주최 쪽이 강의 진행 준비를 하자 보수단체 회원이 다가와 “이런 강의나 듣고 있으니 취직이 되겠느냐. 친북 교수 강의는 듣지 말고 빨리 가라”며 고함과 거친 행동으로 방해했다.

0153 오후 4시30분. 그들은 결국 성공한 듯 보인다. 학생들은 다 피한 빈 의자에 앉아 “강정구 빨리 와서 강연해보라고 그래!”라며 득의만만하게 큰소리치고 있는 보수단체 회원들.

0204 오후 4시40분. 동국관에서 강의가 시작됐다. 작은 강의실은 200여 명의 학생과 기자들로 넘쳐 들어서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강정구 교수는 “3월이 되면 가슴이 설렌다”며 말문을 열었다. “올해도 이런 설렘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우리 사회의 반학문적·반지성적

0254 오후 5시30분. 동국관 앞에까지 온 보수단체 회원들이 학생들과 몸싸움을 하며 강의실 진입을 시도했으나 강의는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점심도 못 먹고…. 저희도 이제 밥 먹고 쉬게 이만 돌아가세요”라는 학생의 말에 “족발이나 사먹으라”며 돈을 건네는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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