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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겨울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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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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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강원도 산골마을 사람들의 월동 준비
오후 4시면 태양이 지쳐가는 이곳, 가을이 뉘엿뉘엿 넘어가네

▣ 정선=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논의 면적이 좁은 강원도 산골에서 볏짚은 구하기 힘든 소의 식량이다.

“여긴 겨울이 되게 추워.”


을씨년스러운 공기를 가르며 도끼질을 하던 아저씨가 가쁜 숨소리를 죽이며 내뱉은 말이다. 서울시청 앞의 단풍이 도시를 곱게 물들인 10월 말 이곳은 이미 겨울이다. 시계는 4시를 조금 넘겼지만 이곳의 태양은 지친 기색을 내며 서쪽 봉우리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산골마을은 겨울이 빨리 온다.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고 가을의 미색에 끌려다니다 보면 순식간에 다가온 겨울의 위력을 통감하게 된다. 강원도 정선과 태백, 삼척 등에 살고 있는 산골마을 사람들은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 과거의 너와지붕이 양철지붕으로 바뀌고 온돌이 보일러로 바뀌었지만 겨울을 대하는 이곳 사람들의 마음은 그대로다. 여름이 끝나고 수확이 시작되면서 이곳의 겨울은 이미 시작됐다.

이른 새벽 강원도 정선군 동면 석곡리의 최옥화 할머니가 가마솥에 쇠죽을 끓이고 있다.

강원도 정선군 동면 화암리 산속에서 한 부부가 배추밭을 살펴보고 있다.

장작은 겨울을 견디는 든든한 재료다.

대표적인 고랭지 식물인 배추는 이곳 사람들의 주된 수입원이다.

장기용씨가 태어난 지 4개월 된 송아지를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송아지는 아직 어려서 코를 뚫지 않고 풀어서 기른다.

겨울은 또 다른 시작. 밭에서 마늘 심기가 한창이다.

이때쯤이면 정선 5일장은 겨울 용품 팔기가 한창이다. 신발가게에서 한 할머니가 털신을 고르고 있다.

추운 날씨엔 외지에 나가 있는 가족이 그립다. 할아버지 문창수씨는 액자 속 손녀들의 재롱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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