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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주의 사진] 놀이기구 · 연필팔이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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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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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1. 놀이기구

호수공원에서 찍은 조카 사진입니다. 셔터속도 1/640, 조리개 f2.8(왼쪽) 셔터속도 1/1250, 조리개 f2.8(오른쪽) /김대령


지형지물 이용하기 두 사진 모두 놀이터에 있는 놀이기구를 이용해 찍어 사진의 구성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만약 이 사진들에 빨간 줄이 없다면 허전하고 맥빠지는 느낌이 들었을 것입니다. 두 사진의 다른 점도 있습니다. 왼쪽 사진은 놀이기구의 줄이 공간을 격자처럼 분할하고 있는데 위쪽 비율이 적당하지 않습니다. 조금씩 종이로 가리면서 트리밍을 해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깔끔한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줄을 사다리처럼 보이게 하고 그 안에서도 오른쪽으로 살짝 기대어 균형이 잡혔습니다. 오른쪽의 노란 봉은 거슬리네요.

2. 연필팔이 소녀

제 둘째놈이 목욕하고 나와서 성냥팔이 소녀를 흉내내다 성냥 대신에 연필을 들고 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며 바쁜 사회생활 중에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셔터속도 1/80, 조리개 f3.5 플래시 사용 /이홍권

사진의 소재는 주변에 잘 찍은 인물사진입니다. 흉내내기 놀이는 전통적으로 재미있는 사진 소재입니다. 분장은 별로 닮지 않았으나 성냥팔이 소녀 못지않은 표정이 시선을 끌어 사진 보는 재미를 줍니다. 사진의 소재는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유명한 명승지를 찾는 것도 좋지만 우리 주변에서 숨어 있는 순간을 찾아 담는 것이 여러모로 득이 됩니다. 평범해 보이지만 빛이 인물과 수건을 둘러싸 음영 표시가 뚜렷해진 것도 이 사진의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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