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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주의 사진] 소리가 들리나요 · 세월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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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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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1. 소리가 들리나요


“멈추려는 관성, 흔들림은 그 까닭이며 결과이다.” 흔들림을 잡아내고 싶었는데 마침 바람이 불어주었습니다. 셔터속도 1/750, 조리개 F2.8 /나무연필

기분 좋은 소리가 아직까지 귓가에 맴도는 듯합니다. 장마 사이의 무더위 속에서 사진 속 풍경만 보고 있어도 시원하네요.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욕심을 더 부린다면, 풍경이 흔들리는 것을 느린 셔터로 잡아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루엣으로 처리한 것은 그대로 유지하고 바람만 불어준다면 셔터속도 1/8초 안팎에서 흔들리는 순간이 표현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이대로도 만족스럽습니다.

2. 세월의 무게

사진 찍기가 부끄럽다며 줄행랑치시는 외할머니의 뒷모습을 급히 찍었습니다. 이슬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라 사진이 좀 흐린 듯합니다. 셔터속도 1/2000, 조리개 f2.8 /안대균

최대한 셔터속도를 높이고 조리개를 열어서 심도를 얕게 하려고 애썼네요. 등허리가 굽은 할머니의 뒷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사진입니다.

아쉬운 점은 허리 위의 공간을 갑갑하게 닫아버린 것입니다. 비록 사진에선 숙인 허리 위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지만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장치로 활용하려면 서 있을 때의 키높이만큼 빈 공간을 살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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