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여행자들의 아름다운 도피처, 중국 윈난성이 겪는 몸살
고속도로 공사와 넘치는 관광객을 뒤로 하고 또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 ▣ 윈난성=사진·글 이상엽 다큐멘터리사진가, 공동기획 image press.net
중국 윈난성의 리강(麗江).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이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외국의 배낭여행자들이나 찾던 호젓하기 그지없는 나시족 마을에 불과했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로는 중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함은 분명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인류가 보존하고 지켜내기 위해서일 텐데, 요즘 상황으로 보아서는 세계적인 관광지 목록 지정으로 바뀐 듯하다. 리강 역시 밀려드는 사람들로 매일 곳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분명 손대기 어려운 문화재급 가옥임에도 상점과 객잔을 꾸미기 위해 함부로 개조를 하고 있다. 곳곳에서 밤새도록 술판이 벌어지는 것은 예사다. 이런 사정은 리강과 비슷한 윈난의 도시인 다리(大理)도 마찬가지다. 1천년이 넘은 고성과 수려한 창산 아래 펼쳐진 호수가 아름다운 이 도시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그 사전작업이나 되는 듯 도시 곳곳은 공사 중이다. 마치 그 리스트에 등재되면 전세계적으로 호객을 하겠다고 준비하는 듯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찍부터 때묻지 않은 여행지만을 돌아다닌다는 배낭여행자들은 북쪽으로 도망을 가고 말았다. 그곳에는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샹그릴라로 추정되는 중뎬(中甸)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티베트의 라싸가 현대화된 중국 도시로 변했을 때 실망했던 것처럼 또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할 듯하다. 윈난성 정부가 국가적 프로젝트로 쿤밍에서 다리, 리강을 지나 중뎬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도로가 건설되면 교통이 불편해 여행하기 어려웠던 사정을 일소하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탈바꿈할지도 모른다. 그때는 중국 안에서도 가난하기로 유명한 소수민족들의 고향인 윈난성(현재는 귀주성이 가장 가난하다. 덕분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별로 없다) 주민들도 경제적 이득을 얻겠지만, 자신들의 문화는 차츰 잃어버릴 것이다. 어느 것이 더 좋은 일인가? 알 수 없다. 다만 아쉬울 뿐이다.
고속도로 공사와 넘치는 관광객을 뒤로 하고 또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 ▣ 윈난성=사진·글 이상엽 다큐멘터리사진가, 공동기획 image press.net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함은 분명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인류가 보존하고 지켜내기 위해서일 텐데, 요즘 상황으로 보아서는 세계적인 관광지 목록 지정으로 바뀐 듯하다. 리강 역시 밀려드는 사람들로 매일 곳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분명 손대기 어려운 문화재급 가옥임에도 상점과 객잔을 꾸미기 위해 함부로 개조를 하고 있다. 곳곳에서 밤새도록 술판이 벌어지는 것은 예사다. 이런 사정은 리강과 비슷한 윈난의 도시인 다리(大理)도 마찬가지다. 1천년이 넘은 고성과 수려한 창산 아래 펼쳐진 호수가 아름다운 이 도시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다리고 있다. 그 사전작업이나 되는 듯 도시 곳곳은 공사 중이다. 마치 그 리스트에 등재되면 전세계적으로 호객을 하겠다고 준비하는 듯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찍부터 때묻지 않은 여행지만을 돌아다닌다는 배낭여행자들은 북쪽으로 도망을 가고 말았다. 그곳에는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샹그릴라로 추정되는 중뎬(中甸)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티베트의 라싸가 현대화된 중국 도시로 변했을 때 실망했던 것처럼 또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할 듯하다. 윈난성 정부가 국가적 프로젝트로 쿤밍에서 다리, 리강을 지나 중뎬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도로가 건설되면 교통이 불편해 여행하기 어려웠던 사정을 일소하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탈바꿈할지도 모른다. 그때는 중국 안에서도 가난하기로 유명한 소수민족들의 고향인 윈난성(현재는 귀주성이 가장 가난하다. 덕분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별로 없다) 주민들도 경제적 이득을 얻겠지만, 자신들의 문화는 차츰 잃어버릴 것이다. 어느 것이 더 좋은 일인가? 알 수 없다. 다만 아쉬울 뿐이다.

나시족의 전통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순간 모든 게 달라졌다. 사람들이 몰려온 덕분에 마을은 비즈니스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리강 고성의 풍경.

여행자들은 점점 윈난의 북쪽으로 탈출하고 있다. 이곳 보산 석두성은 아래로는 양쯔강의 원류인 진사강이 흐르고, 성을 둘러싼 산들은 높이 4천m가 넘는 오지 중의 오지다.

1천년의 고도 다리는 요즘 공사장이다. 이곳도 리강처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새벽같이 나와 공사장으로 간다. 새벽빛이 여인의 몸을 물들이고 있다.

보산 석두성 다랑논의 보리가 익어간다. 농부의 피 뽑는 손길이 바빠졌다.

포석로 사이로 연기가 골목을 채우자 금세 1천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몽환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리강은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현대적인 빌딩이 세워지고 도로에는 자동차가 질주한다. 저 멀리 중국인들이 꿈에도 그린다는 옥룡설산이 비현실적으로 서 있다.

다리의 샤핑 마을에 대규모 위락시설을 만들고 있다. 다리의 특산물이 대리석이라 모든 건축자재들이 대리석이다.

초저녁 리강의 쇼핑가 전경. 나시족이 만든 온갖 수공예품과 국적불명의 기념품들이 팔린다. 원칙적으로는 소수민족 보호 차원에서 나시족만이 장사를 할 수 있으나, 실은 종업원들만 나시족인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