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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후쿠시마가 앙드레 김에 빠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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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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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함과 로맨틱함 돋보인 '패션 드라마' …지성과 김소연의 이별 연기에 관객들 고조

▣ 후쿠시마=사진 박승화 eyeshoot@hani.co.kr · 글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종이 눈이 날리기 시작하자 무대 뒤편에서 흰색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경쾌한 걸음으로 등장한다.


5월7일 일본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 빅파레트 컨벤션센터. 3천석을 가득 메운 일본인들은 뜨거운 박수로 앙드레 김 패션쇼를 환영했다. 이번 무대엔 미래지향적이고, 아시아적 신비감과 로맨티시즘을 강조한 의상이 총 175점 선보였다. 드라마 <올인>으로 주가 상승 중인 탤런트 지성이 등장할 때마다 곳곳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쇼 중반부에서 김범수의 <사랑해요>가 흐르자 이날의 주인공, 지성과 김소연이 등장해 한 편의 드라마를 선사했다. “전문 모델로 세련되고 도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연기자들의 드라틱한 감성으로 예술성을 표출한다"는 앙드레 김 패션쇼의 기본 콘셉트가 충실히 반영됐다.

후쿠시마시에서 온 우메쓰 아쓰코(38)씨는 “수십매를 응모해서 간신히 당첨됐다. 한류 관련 잡지를 통해서 몇 개월 전부터 이 행사를 알고 있었다. 한국적인 색들이 너무 예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3천엔이 넘는 유료 관람료에도 불구하고 9천명 이상의 응모자가 몰려 별도의 추첨을 거쳐야 했다.

1962년부터 43년째 활동하는 앙드레 김에게 패션쇼는 ‘종합예술’이다. 과장된 전위성을 경계하면서 현대적 동양미를 선보이는 그의 쇼에는 보통 사람들의 문화적 감흥을 끌어내는 흥행요소가 있다. 후쿠시마 현민들은 낯선 시골 동네에 찾아온 한국 디자이너와 한류 스타, 모델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화려하고 부드러운 의상들이 선보이자 관객들은 “기레이(예쁘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의상의 매무새가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전신을 거울에 비쳐보는 건 기본이다.

다음 무대를 위해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대기 중인 모델들.

이번 쇼의 주인공으로 나선 지성과 김소연. 그들의 이별 연기는 한국 드라마를 연상시켰다.

큰 무대 경험이 많은 전문 모델들이지만 쇼가 시작되기 전에는 항상 긴장감을 느낀다.

5월6일에 열린 후쿠시마현 내 패션 전문학교 학생들의 미니 패션쇼. 앙드레 김이 간단한 심사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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