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재선충병 긴급방제구역’ 경북 포항시 기계면 숲…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 포항=글·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북 포항시 기계면 소나무숲. 한때는 솔 향기가 가득했을 산자락이 거대한 무덤으로 변했다. 치료제가 없어 일단 병에 걸리면 베어내고 철저히 격리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재선충에 감염돼 불그죽죽하게 변해버린 소나무들은 가차없이 날카로운 톱날 아래 쓰러질 수밖에 없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생명의 정한 이치이겠지만, 이곳의 나무는 그 자연스런 죽음조차 맞을 수 없다. 잘린 나무는 방제약에 절여져 비닐에 꽁꽁 싸였다. 몸뚱아리를 잃은 밑동 역시 비닐로 덮여 하얀 봉분처럼 온산을 뒤덮고 있다. 소나무의 비명이 환청처럼 들렸다.

방제작업이 완료된 소나무숲. 아름드리 밑동이 솔 무덤으로 변했다.

긴급방제지역으로 선정되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다.

재선충병에 걸려 베어진 소나무 가지들은 한데 모여 부직포와 비닐을 덮고 죽음을 맞는다.

포항시 북구청 산림과 직원이 전기톱으로 병든 소나무를 자르고 있다.

톱날로 나무밑동을 자르자 목질부 깊숙이 숨어 월동하던 솔수염하늘소 애벌레가 기어나오고 있다.

방제약을 뿌리고 비닐로 싸놓은 둥치들. 최소한 일주일 이상 이런 상태를 유지해야 유충이 박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