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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날 좀 내버려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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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10-1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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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열린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국제협약 회의…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한 로비전

▣ 글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 epa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제13차 회의가 지난 10월2일 타이 방콕에서 개막됐다. 이번 회의는 166개 회원국과 주요 과학 관련 기관, 유엔환경계획(UNEP) 등 유엔 기구와 국제 환경단체 대표 등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4일까지 열린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모델 코리 윌이 10월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병아리와 함께 ‘동물을 윤리적으로 다루는 모임’(PETA)의 “병아리는 채식주의자를 사랑합니다”라는 캠페인 광고용 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회의는 멸종위기 동식물의 거래를 규제하는 부속서Ⅰ·Ⅱ의 개정 문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으며, 부속서 개정은 CITES 회원국들의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와 생태계 보전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부속서Ⅰ에 오른 멸종위기종 야생 동식물은 연구와 학술 목적 외에는 국제 거래가 일절 금지된다. 호랑이, 아시아 코끼리, 바다거북 등이다


부속서Ⅱ에 오른 종은 원칙적으로 허용되나 수출입이 종의 생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허가를 얻은 경우에 한해서 국제거래가 엄격히 통제된다. 미국 흑곰, 녹색 이구아나, 하트만 산악 얼룩말 등이다.

과거 CITES 회의에서는 주로 상아 거래나 포경 금지 문제 등이 주로 다뤄져왔고, 이번 방콕 회의에서도 희귀 난초류와 돌고래, 상어 등의 부속서 등재 문제를 놓고 이해관계가 얽힌 각 회원국간에 치열한 외교와 로비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설 땐 회원국의 투표로 해당종의 미래를 결정하기도 한다.

타이 방콕의 ‘상어지느러미’ 식당에 상어 이빨과 지느러미가 진열돼 있는 가운데 한 요리사가 ‘샥스핀 수프’를 준비하고 있다. 상어요리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해마다 2만t 이상의 지느러미가 거래되며 절반 이상이 홍콩을 거쳐 중국과 아시아 각국에서 특별요리의

타이 다이버 단체의 활동가가 스쿠버 복장을 한 채 기차를 타고 CITES 회의장으로 가고 있다. 이들은 나폴레온 레스(Napoleon, Cheilinus undulatus)와 함께 백상아리를 부속서Ⅱ 명단에 올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10월1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해마가 약재로 팔리고 있다. 필리핀 해마는 가까운 시일 안에 멸종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9일 타이 방콕의 룸피니 공원에서 한 어린이가 치타와 유럽 곰 모양의 풍선 앞을 지나고 있다. 이 공원에는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거래로 인해 멸종 위기를 맞은 동물의 대형 풍선이 전시되고 있다.

이라와디 돌고래가 타이 찬타부리의 ‘오아시스 시월드 해양공원’에서 묘기를 부리고 있다. “동물원과 해양공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이라와디 돌고래의 국제 거래를 금지하려는 타이의 제안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8일 열린 C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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