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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제 엄마도 울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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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8-1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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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연청소년 · 장애아동과 함께한 예술체험 캠프… 마음속 저민 슬픔을 퍼내고 사랑과 희망을 채운다

▣ 익산= 사진 · 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 7월31일부터 8월6일까지 전북 익산시 원광대 학생생활관에서 ‘결연청소년(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아동을 위한 사랑나눔 캠프’가 열렸다. 이 캠프는 원광대 예술치료학과가 2002년부터 마련해온 것으로 올해에도 ‘한마음 한뜻’이라는 부제 아래 예술치료사·의료진·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단체 그림 그리기, 설치미술 제작, 박물관 관람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경험했다.

물감의 바다에서 뒹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발달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이렇게 멀쑥한 하드웨어의 어느 신경마디가 끊겼기에 저런 소프트웨어가 생긴 걸까. 아이가 너무 예뻐서 속상하고, 그 모자란 표현이 안스러워 속상하다. 끝없이 반복되는 무의미한 언어와 집착행동. 한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기다린다. 그래서 1년에 한두번 이 엄마는 꺼이꺼이 목놓아 운다. 원망이나 미움이 아니다. 늘 인내하고 사랑으로 보듬으려 하지만, 순간들이 쌓여 목까지 차오를 땐 어쩔 수 없이 퍼내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 캠프로 퍼냈고 그 자리에 사랑과 희망을 가득 채우고 간다. 다양한 예술활동들을 체험하면서 엄마도, 아내도, 그 어떤 소속도 아닌 나만의 정체성을 느꼈다. 적어도 올 한해는 목 놓아 꺼이꺼이 울어대는 그날이 없을 것 같다.”(8월5일 ‘환송의 밤’에서 한 장애아동의 어머니가 낭독한 소감문 중)


무대에서 ‘환송의 밤’ 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치료사가 한 아이와 놀아주고 있다(왼쪽). 미술치료인 물감을 온몸에 칠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지저분한 것에 대한 경계를 없애게 된다(오른쪽).

한 가족을 표현한 찰흙 작품이 앙증맞다.

음악치료로 인내심을 길러준다.

미술치료인 종이찢기를 통해 손감각을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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