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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번 겨울이 마지막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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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1-2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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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아파트로 변할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난곡의 가난한 풍경

(사진/겨우내 난방용으로 쓸 연탄재가 쌓여 있는 골목길. 담벼락에는 철거를 알리는 글귀가 크게 써 있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난곡.

관악산 기슭 신림7동 주민들은 이곳에서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겨울을 맞으며 월동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낙골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곳은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돼, 내년 여름 사업시행이 예정돼 있다.

절반이 넘는 마을 사람들이 벌써 고개 넘어 새로 지은 임대아파트로 입주해갔으나 그나마 형편이 여의치 않아 이곳에서 또 겨울을 나야 하는 남은 사람들에게는 다시 닥쳐온 경제위기와 함께 다가오는 겨울이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곳에 남은 주민들은 임대용아파트의 보증금 마련과 월세비용을 감당키 어려워 이사도 가지 못한 채, 재개발 사업이 미뤄져 몇년만이라도 이곳에서 더 살기를 바랄 뿐이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도 서로 위하며 가족 이상의 정으로 뭉쳐 살아온 난곡주민들의 공동체적 삶이 어느 곳에서든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글 강창광기자chang@hani.co.kr

(사진/동네 아주머니들이 품앗이로 담근 김장김치를 맛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철거가 예정된 집의 창틀을 통해본 난곡. 재개발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변모하게 된다)
(사진/해질녘 집으로 가기 위해 그림도구를 정리하는 공부방 어린이)
(사진/키보다 낮은 앞집 지붕은 잘게 썰은 고구마를 말리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사진/김장김치로 쓰려고 텃밭에 심은 배추를 거둬들이고 있는 노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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