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근데 영화판에 왜 왔냐?”

514
등록 : 2004-06-17 00:00 수정 :

크게 작게

음지에서 천만 관객 일군 한국영화 스태프들… 새벽 촬영과 자장면에도 희망은 계속된다

인천= 사진 · 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한 스태프가 조명을 크레인에 걸고 있다.
2004년 가을 개봉 예정인 한국영화
<썸>(SOME)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동시진행형의 여러 하루, 시간의 전복과 열린 미래의 24시간을 보여줄” <썸>은 씨앤필름이 제작하고 장윤현이 감독한다. 인천 연안부두 촬영현장에서 분투하는 스태프들의 24시를 소개한다.

“너 돈 많냐?”

“아뇨.”


“니네 부모님 부자냐?”

“아뇨.”

“근데 영화판에 왜 왔냐?”

막상 말문이 막혀도 “영화가 좋아서, 언젠가는 내 영화를 하고 싶어서” 오늘도 조명 뒤에서 일하는 이들은 한국영화 천만 관객 시대의 숨은 주역들이다.

한국영화의 현장 스태프들이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걸 일로 생각하면 못합니다. 예술이에요”라며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모기가 출몰하는 촬영장 한켠에서 자장면으로 끼니를 때우다가 어느덧 새벽이 와도 아직은 할 만하다. 한국영화가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동시에 ‘잘 만든 영화’라는 평도 받기 위해선 좋은 인력을 모아야 하고, 스태프에 대한 처우도 ‘잘하는 시대’가 와야 할 것이다.

얼핏 건설현장의 ’노가다’로 보이는 한 스태프의 허리에 촬영현장의 필수품인 테이프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촬영이 시작되기에 앞서 조립작업을 한다.

한 조명 스태프가 생수를 들이켜고 있다.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세트장의 높은 곳에서 조명을 치고 있다. 이 자리에서 5시간은 버텨야 할 모양이다.

끼니를 제시간에 챙기는 것은 어렵다. 자장면이라도 이게 어디냐(왼쪽). 여름철 야외현장의 필수품인 모기향(오른쪽).

감독이 촬영하는 동안 스태프는 거리를 맞춘다.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