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에 봄소풍 간 국내 입양 가족들… 꾸준히 늘어가는 공개 입양에 달라진 인식 느껴져
이천= 사진 · 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전혀 모르는 부부도 함께 살면서 얼굴이 닮아간다더니 우리 딸들도 닮아가네요.”
남주희(34)씨와 심동훈(35)씨 부부는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큰딸 서연(7)과 2002년 입양해 한 가족이 된 재연(3)을 키우고 있다.
심씨 부부가 입양을 생각한 것은 1997년 결혼 뒤 함께 다니는 교회에서 ‘낙태 반대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게 계기였다. 하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부모·친지들의 반대가 심했고, 아직도 입양은 아이 못 낳을 때 쉬쉬하며 하는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아파트 이웃들 사이에서 뒷말이 오가기도 했다. 그래도 옳은 일을 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서연과 재연이 엄마와 함께 봄나들이를 했다. 5월21일 경기도 이천 알로에마임 기업연수원에서 열린 ‘국내 입양 가족’ 모임에는 서연네 같은 국내 입양부모 가족이 대거 참석했다. 아이들과 부모들은 따뜻한 봄햇살 아래 처음 보는 친구들과 풍선 만들기 같은 놀이와 축하공연을 즐기는 등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이들처럼 ‘내 아이는 입양아’라며 당당히 밝히며 키우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입양 건수는 1995년 1025건에서 지난해에는 1564건으로 늘어났다. 이 중 입양 사실을 알리는 ‘공개 입양’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방사회복지회 국내입양부 김혜경 부장은 “10년 전 10% 정도이던 공개 입양 비율이 최근 30%를 넘어섰다”며 “입양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게 널리 알려진 결과”라고 말했다.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광대뼈가 안 나온 예쁜 얼굴이었으면…. 칭얼거리지 않고 밤에 깨지 않는 온순한 성격으로….” 얼마 전 입양을 원하는 부모가 입양기관에 보낸 요구사항을 담은 편지의 일부다. 편지엔 자신들의 혈액형을 고려해주고 친부모의 학력수준을 언급해달라는 요구도 곁들여져 있었다. 입양이 바로 고아 수출을 뜻하던 때에 비하면 국내 입양에 대한 관심이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편지글에서 보듯 입양에 대한 의식에서는 아직 지체현상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따뜻한 '엄마' 품에서 잘 자라고 있는 재연이의 모습.
서연과 재연이 엄마와 함께 봄나들이를 했다. 5월21일 경기도 이천 알로에마임 기업연수원에서 열린 ‘국내 입양 가족’ 모임에는 서연네 같은 국내 입양부모 가족이 대거 참석했다. 아이들과 부모들은 따뜻한 봄햇살 아래 처음 보는 친구들과 풍선 만들기 같은 놀이와 축하공연을 즐기는 등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같이 자라나니 성격뿐 아니라 얼굴도 닮아간다”라며 환히 웃는 남주희씨 곁엔 귀여운 두 딸 서연과 재연이 있다.

한 가족이 나무그늘에서 오붓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5월에 생일을 맞이한 아이들이 축하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아이와 엄마가 즐거운 놀이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김태원 · 엄양순씨 부부는 결혼 18년 동안 아이 없이 지내다가, 2003년 3월에 은비를 입양해서 아이 키우는 재미와 행복을 얻었다. 이어 2004년 4월 금비를 입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