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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부서진 집으로 새들을 오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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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4-1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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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클레인이 갈아엎은 ‘도요새 천국’ 전북 군산 옥구염전… 12월 예정된 세계철새축제가 부끄럽다

옥구= 사진 · 글 류우종 기자 wjryu@orgio.net

갯벌을 거닐고 있는 도요새.
매년 봄과 가을이면 10만여 마리가 넘는 도요새들이 찾아와 새들의 날갯짓으로 장관을 이루던 전북 군산시 옥구읍 어은리 일대의 옥구염전. 그러나 올해는 도요새들이 오지 않고 있다.

옥구염전을 새우 양식장으로 바꾸기 위해 포클레인으로 갈아엎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태평양의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등지에서 겨울을 난 도요새 무리가 시베리아로 가는 머나먼 여정 중에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에 내려 쉬어가던 곳, 시베리아에서 여름을 나면 다시 남태평양으로 가는 길에 쉬어가던 곳, 그 옥구염전이 중국산 소금에 밀리고 개발에 밀려 파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염전은 이미 문을 닫고 중장비로 파헤쳐지고 있고 이미 찾아왔어야 할 도요새들은 오지 못하고 있는데, 군산시는 “국제적인 철새의 메카”를 내걸고 2004년 12월 ‘세계 철새 관광 페스티벌’ 개최를 선언하고 있다.


10만여평의 옥구염전을 새우 양식장으로 바꾸기 위한 포클레인 작업이 한창이다.

소금 생산이 중단된 채 인적이 끊긴 옥구염전.

2003년 가을까지 소금을 생산했던 옥구염전 소금창고.

옥구염전이 있는 군산시 옥구읍 어은리의 보리밭 풍경.

포클레인으로 옥구염전을 갈아엎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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