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4일로 백일을 맞는 형욱이 엄마(27)의 편지가 낭독됐다.
“나중에 형욱이가 엄마의 이 선택을 이해해줄지 의문이다. 왜 태어나게 했고, 왜 엄마만의 가정을 선택했느냐고 엄마를 질타할지도 모르겠다. 네가 커서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엄마의 마음을 인정해주길 바란다.”
엄마는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같은 처지의 미혼모 22명과 이들을 후원하는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도 말 없이 눈물을 훔쳤다.
13일 저녁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한사회복지회에서 미혼모와 그 아이들을 위한 조촐한 크리스마스 축하파티가 열렸다. 이들 미혼모는 한때 자기가 낳은 아이를 입양시키기 위해 복지회에 들렀던 인연이 있다. 또한 이날은 12월에 첫돌을 맞은 연우와 지혜, 그리고 백일을 맞은 형욱이를 위한 잔칫날이기도 하다.
케이크를 밝히는 촛불 위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라는 생일축하 노래가 나지막하게 흘렀다. 벽과 천장에는 미혼모들이 직접 장식한 오색 풍선과 별모양 은박지들이 따뜻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엄마를 바라보는 형욱이의 초롱초롱한 눈에 용기를 얻은 듯 마이크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아기를 낳기까지는 ‘엄마’란 말이 이처럼 따뜻하고 절절한 감정이 서린 단어인지 몰랐단다. 엄마를 깨우쳐주고, 한 인간으로서 완전해질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맙다.”
이날 행사장에 엄마와 함께 나온 아이들은 어쩌면 행복한 편이다. 대한사회복지회에 따르면 매년 국내 각 사회보호시설에 맡겨지는 아이들은 2만여명. 그 아이들 중 절반 정도만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을 뿐, 나머지 1만여명은 입양되거나 복지시설의 보호를 받게 된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사회복지사 곽주영(29)씨는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에서 여기 모인 엄마들은 용감한 분들”이라며 “일을 하면서 직접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들을 사회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 글 류우종 기자 wjryu@orgio.net
이날 행사를 주관한 사회복지사 곽주영(29)씨는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에서 여기 모인 엄마들은 용감한 분들”이라며 “일을 하면서 직접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들을 사회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 글 류우종 기자 wjryu@orgio.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