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강변의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초리 미8군 스토리 사격장. 탱크와 대포의 소음이 시끄러운 215만평 규모의 이 사격장 안에선 오래전부터 400여 가구가 위험스레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10월 초부터 미군은 이 사격장을 출입하는 길목 6곳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농민들은 농삿일이 원천봉쇄됐다. 미군은 ‘원활한 사격장 이용’이라는 이유 한가지만을 대고 있다. 국방부는 이곳 주민들과는 한마디 상의없이 지난 7월1일 미2사단에 이 지역의 토지사용권한을 전적으로 이양해줬다고 한다. 대대로 농사만을 믿고 살아온 사람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현재 20여 농가들은 “30ha에 남아 있는 벼와 콩, 인삼 등 농작물이 수확되지 못한 채 썩어가고 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농사도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10월23일과 26일,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장파리에서 농민들이 수확한 벼를 뭉개놔 말썽을 빚었던 미군. 그들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가 폭풍전야다. 사진·글 이정용 기자lee312@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