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하는 어머니께 카네이션을
등록 : 2003-05-15 00:00 수정 :
사진/ 5월8일 서울 연세대 정문 앞 농성장에서 열린 한총련 수배자와 그 가족의 어버이날 행사에서.
어버이날.
몸이 성치 않은 우리 어머니는 나를 위해 단식농성 중이시다.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카네이션을 들고 나타난 나를 발견한 어머니는 농성장에서 뛰쳐나와 아들을 얼싸안고 거친 얼굴을 부비며 자식 걱정만 하신다.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모두 한 입으로 “현재의 상태는 비정상적이며 잘 해결하려고 한다”고 했다며, “이제 어머니만 믿고 네 몸 하나만 잘 돌보라”며 또 잔소리() 하신다.
한총련 합법화와 수배해제를 위해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어머니 최춘옥씨는 카네이션을 들고 나타난 박요섭(단국대 3년)씨를 얼싸안으며 그 흔한 눈물도 안 흘리려고 한다.
어버이날에도 어머니는 내 걱정뿐이시다.
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