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는 없었고 묘비에 빗물 흘렀다
등록 : 2021-11-26 03:36 수정 : 2021-11-26 11:32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을 주도한 전두환씨가 2021년 11월2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화장실을 가던 중 쓰러져 숨졌다. 1980년 5월 계엄군의 총칼에 희생됐거나 부상에 시달리다 그 뒤 유명을 달리한 이들이 묻힌 광주 망월동 옛 5·18 묘역에는 이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아흔을 넘긴 가해자가 참회와 사죄 없이 외려 학살 목격자를 비난하며 떠난 날, 젊고 앳된 피해자들의 사진이 담긴 묘비 위로 빗물이 흘러내린다.
광주=사진·글 김혜윤 <한겨레> 기자 uniq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