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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100일 탈상의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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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5-0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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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하시려나보다 생각했는데 지난 겨울을 못 이겨내고 아흔 여덟에 돌아가신 홀어머니 안타까워,일흔 다섯된 아들은 매일 아침 상식을 올리고 매일 새벽 산소에 찾아가 불효를 빌며 곡(哭)을 한다.

권력을 쥔 사람들의 온갖 비리와 꼬리를 무는 게이트에 세상이 혼란스럽고,권력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말 바꾸기와 아전인수가 판 치는 세상.

"효자 낟다는 소리 듣기 싫어유. 우러나서 해야지,시켜서는 못해유. 이렇게 매일 아침 산소에 오니 그나마 마음이 편해유. 어머니 돌아가시게 한 불효자가 못해도 100일 탈상은 해야겠어서 정해진대로 살아가는 것이 뭐 대단하다고 이렇게들 찾아오시는 지 모르것어유."

자식들의 성화에 못이겨 지난 4월 28일 100일 탈상을 하였지만 정춘원(75)할아버지의 사모곡은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충북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


사진.글/강재훈기자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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