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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바람이 용산을 지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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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2-1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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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잔디가 깔린 벌판, 그곳 우리의 생명이 자랄 땅.

꼭 1년 전, 첫 운행을 한 전동차를 탄 우리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 내려

이곳이 우리 서울의 희망이 퍼지고 미래가 깃들일 곳임을 알았다.

아직은 낯선 이국 사람들이 우리 곁을 지나더라도,

북한산 남산과 관악산이 이곳으로 하여 더욱 우뚝 솟고,


한강이 이 땅으로 더불어 더욱 유유히 흐를 것임을

정말 정말 우리는 믿었다.

꼭 1년이 지난 오늘.

이곳 용산기지 안에 아파트 20동 1066가구를 지을 거라는 소식을 듣고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은 외국군 기지 옆에 자리잡은 녹사평역에 다시 내려

치미는 분노를 어떻게 쏟아내야 할지를 생각해본다. 생각해야 한다.

북한산에서 부는 바람은 이 푸른 생명의 벌판을 지나 한강으로 흘러가야 한다.

- 12월17일 ‘우리땅 용산미군기지 되찾기 청년통일광장 집회’에서

사진·글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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