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수건의 400번째 행군
등록 : 2001-11-07 00:00 수정 :
보랏빛 집회로 불리는 목요집회가 벌써 400회를 맞이했다.
‘문민’을 자처했던 김영삼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양심수 석방 등 인권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탑골공원 앞에서 시작된 목요집회는 지난 8년 동안 한주도 빠짐없이 이어져왔다.
그동안 장기수석방 캠페인, 국가보안법 철폐 및 공안수사기구 폐지 등을 요구하며 인권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을 성사시키는 등 단순히 양심수의 문제만이 아닌 이 땅의 인권에 관한 여러 문제들을 다루면서 가족들이 매주 두루며 나온 보라빛 수건은 ‘고난과 승리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앞으로 언제까지 목요집회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123명의 양심수가 모두 석방되고, 그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오늘도 자식들의 수형생활을 대신하겠다는 모정으로 ‘수의’를 입고 거리로 나선 민가협 어머니들의 오열은 언제쯤 멈춰질 것인가.
사진·글 이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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